▶ 생존 장병들 불안, 악몽, 죄책감 시달려
▶ 사고 발생시각 3월 26일 21시 22분 재확인
천안함 침몰사고를 조사중인 민·관 합동조사단은 7일 천안함 사고발생 시각이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이라고 재확인했다. 합조단에 따르면 사고 당시 전술지휘체계(KNTDS) 분석결과 천안함에서 발신되는 위치 신호가 오후 9시21분57초에 중단됐고, 백령도 지진파 관측소와 기상대 관측소가 오후 9시21분58초와 9시22분께 인공지진으로 분류되는 규모 1.5정도의 지진파를 각각 감지했다. 천안함은 또 당일 오후 9시19분30초부터 33초간 국제상선검색망을 이용해 해군 2함대사령부와 통신감도를 정상적으로 확인했다. 국방부는 이날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침몰한 천안함의 사고발생 상황을 발표했다.
◆사고 발생 상황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도 서남방 2.5㎞에서 북서 방향으로 6.3노트(시속 11.7㎞)의 속도로 기동하던 중 후미에 충격을 받고 침몰하기 시작했다. 함미에서 ‘꽝! 꽈-아앙’하는 소리가 1~2초간 났고 정전과 더불어 일부 격실에 기름, 해수가 유입되면서 갑자기 선체가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어졌다.
천안함은 전날 백령도 인근에서 풍랑주의보 발효로 대청도 동남방에 피항해 있다가 이날 새벽 기상이 좋아지면서 오전 8시20분께부터 정상적인 작전임무를 실시하고 있었다.
천안함 승조원 104명 중 29명은 오후 8시부터 야간 당직근무를 하고 있었고 나머지 인원은 사고 당시 침실, 식당 등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던 중이었다.
당직근무에는 함교 7명, 전투상황실 7명, 통신실 2명, 상비 탄약고 3명, 기관조종실 6명, 유도조종실 1명, 디젤기관실 2명 등이 각각 투입돼 있었다.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이날 오후 9시5분께 함내 순찰을 마친 뒤 함장실에서 컴퓨터에서 메일 및 게시판을 검색하고 전술지휘체계(KNTDS) 화면을 확인하다가 사고를 인지했다.
그는 사고 발생 직후 충격으로 한때 함장실에 갇혀있다가 통신장 등 승조원 4-5명이 내려준 소화호스를 허리에 묶고 좌현 갑판으로 탈출했으며 그곳에는 다른 승조원 20여명이 모여있었다. 그때 이미 함미 연돌 뒤쪽 부분은 침몰해 보이지 않았고, 갑판에서는 기름 냄새가 약하게 나고 있었다.
◆구조 상황
함장인 최 중령은 갑판으로 올라온 직후 함정 내부에 갇힌 승조원을 구출할 것을 지시하고 작전관에게 인원파악과 함께 구조함 접근 시 승조원들이 내릴 수 있는 곳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승조원 6명은 허리, 어깨 등의 부상으로 동료의 부축을 받거나 업힌 채 갑판 위로 올라오는 등 모두 58명이 차례로 구조됐고, 함장은 고속정이 올 때까지 승조원들에게 그대로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함장은 오후 10시32분부터 10분간 제2함대사령부 22전대장으로부터 전화를 걸려와 사고상황 및 구조인원을 보고한 뒤 고속정과 구조용 고무보트(RIB)를 신속히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해군 고속정과 해경함, 관공선 등이 동원돼 구조작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해군 고속정 편대 5척이 사고현장에 10시32분 도착해 천안함 전자광학 추적장치(EOTS)에 줄을 결속한 뒤 구조작업에 나섰다. 고속정 이용시 함정이 흔들림과 실족의 위험성을 고려해 해경 RIB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해군의 구조요청을 받은 해경 501함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0시38분.
501함은 RIB 2척을 이용해 천안함에 접근해 30분간 먼저 19명을 구조한데 이어 오후 11시8분부터 5분간 나머지 36명을 추가로 구조하면서 58명에 대한 구조는 오후 11시13분에 마무리됐다.
합조단 중간조사 발표현장스케치
“외부서 물 스며들지는 않아“
◎…천안함 생존자인 이채권 대위는 7일 "천안함은 사고 전 외부에서 물이 스며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위는 이날 국군수도병원에서 가진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같이 밝힌 뒤 "사고는 선체 노후나 내부적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급속침몰 TOD 영상 공개
◎…군은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을 담은 열상감시장비(TOD) 추가 촬영분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민·군 합동조사단이 해병 6여단에 있는 동시 영상체계를 점검하던 중 자동녹화된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것으로, 천안함 정상기동장면(21시2분26초~21시2분29초), 함수· 함미가 분리된 장면(21시22분38초~21시23분39초), 함수 침몰장면(21시23분40초~22시7분23초)이 담겨 있었다.
생존장병, 불안·죄책감 시달려
◎…천안함에서 구조된 생존 장병 일부가 불안과 불면증, 죄책감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군이 밝혔다. 윤한두 국군수도병원장은 “일부 환자는 불안과 불면증, 죄책감, 악몽, 기억 문제 등 심리적인 압박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전개될 사고원인 분석과 선체 인양 결과에 따라 다양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심리적 안정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리 “필요하면 거취도 결정”
◎…정운찬 국무총리는 천안함 침몰사고를 둘러싼 책임 문제와 관련, "사고원인이 밝혀진 다음에 필요하면 대국민 사과와 함께 거취까지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원일 함장이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며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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