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시민운동인 ‘티파티’(Tea Party) 집회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도 이어졌다.
15일 시카고 선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의 세금신고 마감일인 이날 낮 12시 시카고 데일리센터 앞에 모인 1천여 명의 시카고 티파티 회원들은 오바마 행정부와 일리노이 주정부의 지출 및 조세 정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정부 권한 축소와 세금 인하"를 외치며 집회를 가졌다.
오바마 정부가 최근 통과시킨 건강보험 개혁법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오바마 정부의 건보개혁법이 또다른 연방세 인상을 불러올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이를 규탄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건보개혁법은 사회주의적 발상으로 미국의 국가 설립 기본원칙에 위배된다"며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정직하고 공평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도심에 사무실을 둔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회에 참석, "오바마 건보개혁법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티파티 운동이 분노가 아닌 책임감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간혹 오바마 대통령을 ‘마르크스주의자’ 혹은 ‘악의 축’ 등으로 표현한 피켓을 들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주최 측은 "이러한 거친 표현들은 티파티 본래의 의미를 흐리게 만들 뿐"이라며 반가워하지 않았다.
공화당 출신 정치 평론가 댄 프로프트는 "시카고 티파티 회원들은 다른 집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면서 "깃 있는 옷을 차려입은 참석자가 많았고 과격한 모습을 드러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카고 티파티 회원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정치인들을 바로 잡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앞으로 선거를 통해 물갈이할 수 있다"며 다가오는 11월 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투표로써 국민 권리를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티파티라는 용어는 미국 식민지 시대에 보스턴 주민들이 영국 정부의 조세정책에 불만을 품고 일으킨 ‘보스턴 차(tea) 사건’에서 유래했으며 ‘이미 충분한 세금을 냈다(Taxed Enough Already)’라는 의미도 있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6주만인 지난해 세금신고 마감일부터 티파티 운동이 다시 번지기 시작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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