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교계에 잘 알려진 비영리 선교단체 ‘시드선교회(SEED International)’의 고위 임원이 70만 달러 이상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15일 체포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관련기사 3면>
포스트는 17일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를 비롯 다수의 한인교회들이 후원하는 시드선교회의 이은태 행정실장(50·사진)은 횡령한 돈으로 포르셰 SUV를 구입하고 두번째 집을 렌트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라우든 카운티 경찰의 말을 덧붙여 전했다.
그러나 포스트는 시드선교회의 직원이나 지원하는 선교사의 숫자, 또 선교회가 지원받는 후원금에 대한 내역이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와싱톤중앙장로교회와 시드선교회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설명을 요구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기업위원회에 접수된 연례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시드선교회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를 담임하고 은퇴한 이원상 원로 목사가 국제대표를 맡고 있고 현 담임 노창수 목사는 서기로 등록돼 있다. 선교회 사무실은 라우든 카운티 스털링에 위치해 있다.
한편 이번 횡령 사건에 대한 수사는 시드선교회 직원들의 제보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지난 3월26일 라우든 카운티 경찰서를 방문, 이씨가 시드선교회로부터 70만달러 이상을 횡령했다고 고발했다.
사건을 담당한 C. A. 페리니스 수사관이 훼어 옥스에 위치한 이씨의 집에 대한 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밝힌 바에 따르면 선교회 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이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만들어 놓은 은행 계좌에 입금되도록 체크를 발행했으며 이렇게 훔친 돈으로 애난데일에 다른 집을 렌트해 놓고 있었다. 경찰은 ‘커몬스 드라이브’에 위치한 아파트에 대한 수색 영장도 발부 받아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씨가 횡령한 돈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었는지도 수색영장 청구서에서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씨는 이 돈으로 10만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2006 Porsche Cayenne’ SUV를 구입했고 다른 개인적인 용도로도 사용해왔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이 없어진 돈에 대해 묻자 이씨는 허위 재정 서류와 은행 기록을 보여주며 교회 후원금을 투자에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은 이씨가 보여준 서류들이 위조라고 설명한 것으로 수색 영장 청구서는 진술하고 있다.
훼어팩스의 펜더브룩 커뮤니티의 웨지웨이(12100 블록)에 위치한 이씨의 집과 애난데일 아파트에 대한 수색은 지난 2일 있었다. 이날 경찰은 두 집에서 관련 서류와 컴퓨터들을 모두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애난데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한 여성은 “난 이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왜 나의 컴퓨터를 가져가는지 모르겠다”고 항의했으나 경찰은 애난데일 아파트에서 압수한 자료들이 횡령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씨가 선교회를 위해 일한 기간과 시드선교회의 활동 범위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포스트는 선교회가 전세계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을 돕고 있다고 말한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한 성도의 말을 인용했으나 선교회의 변호인은 모른다고 밝혔으며 횡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이씨의 이름이 선교회 보고서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2008년부터다.
이씨는 재판을 위한 법정 출두를 서약하고 현재 풀려나 있다.
포스트는 “전세계에 걸쳐 선교 사역을 지원하는 인도적인 단체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의 영향은 분명히 심각한 것”이라고 말한 더글러스 로스 시드선교회 변호사의 말을 인용했으며 “횡령 액수는 물론 피해를 본 후원자들이 해온 사업의 성격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사건은 매우 큰 문제”라고 라우든 카운티 검사의 말도 전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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