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즌이다. 지난 17일 뉴저지 센터너리 칼리지 졸업식에서는 학과목 평점(GPA) 4.0만점 수석으로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한 여학생이 GPA 3.99점으로 차석 졸업한 남자친구에게 청혼한 로맨틱한 해프닝이 있었다.
이들의 얘기는 뉴욕·뉴저지 언론을 타고 잇따라 보도됐고 소식을 접한 시청자와 독자들은 자신의 과거 졸업식을 떠올리는 동시에 로맨틱한 청혼을 한 이 여학생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을 것이다. 멋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졸업가운과 사각모를 쓴 졸업생들은 4년여 간의 대학생활을 청산한다는 후련함과 더불어 졸업 후 맞이할 미래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경험하게 마련이다.
어느 학교나 늘 비슷한 식순에 따라 학과장 연설, 졸업연사의 축사, 졸업생 대표 답사, 특별 공연 등이 끝나면 사각모를 하늘 위로 힘껏 벗어던지고 졸업가운 안에 숨겨 놓았던 예쁜 드레스와 양복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졸업생들은 학생에서 진정한 사회인으로의 신분전환(?)을 하게 된다.
사회라는 거대한 바다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다는 의미가 담긴 때문일까? 대학 졸업식은 고
등학교나 대학원 졸업식보다 더욱 강한 기억을 남기는 듯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졸업시즌은 비단 학창시절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졸업을 경험할 기회는 아직도 많다.
‘졸업’의 사전적 의미가 ‘규정된 학업의 과정을 마침’ 또는 ‘어떠한 일에 익숙하여 정통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학창시절을 끝낸 졸업이 전자라면, 사회인으로서 번번이 겪게 되는 졸업의 의미는 후자의 경우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업무와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사소한 것 하나부터 전문성을 요하는 특정 업무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안에 익숙하고 정통해지게 될 때 인간은 안일함에 젖어들게 된다.
그리고 그 안일함이 나태함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고 늘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도전거리를 찾게 된다. 30대에서 40대로, 40대에서 50대로의 삶의 변화는 물론이고 이민, 이사, 이직, 개종, 결혼 등이 모두 과거의 익숙했던 어떤 것으로부터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졸업인 셈이다.
이처럼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따라 삶의 매 순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졸업이 아닐까? 현재 얼마나 계획이 세워져 있고 스스로 준비돼 있느냐에 따라 각자 경험할 졸업은 유쾌한 것일 수도, 막막함이 더 클 수 도 있다. 지금 어떤 졸업시즌을 경험하고 있는지 각자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정보라 / 뉴욕지사 사회 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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