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에 2대0…이정수 선제골, 박지성 쐐기골…16강행 청신호
서울광장 등 한국 전역에 늦은 밤까지 “대~한민국” 태극함성이 진동했다. 북가주 등 미주지역 곳곳 한인사회에 이른 새벽부터 아침 너머까지 “대~한민국” 태극물결이 출렁였다.
한국대표팀이 화끈한 플레이로 남아공월드컵 ‘16강 플러스 알파’를 향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태극사단은 12일 새벽(이하 SF시간) B조 1차전에서 이정수의 전반선제골과 박지성의 후반쐐기골로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에 2대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이래 처음으로 한국인감독 지휘하에 본선첫승을 거두며 B조 선두로 나섰다. 뒤이은 B조 경기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를 1대0으로 물리쳐 한국과 똑같이 승점 3점을 챙겼으나, 골득실차에서 한국이 한발 앞섰다.
내용과 결과 모두 한국의 완승이었다. 박주영과 염기훈이 투톱으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과 이청용이 좌우날개로, 김정우-기성용이 중앙미드필더로 포진한 가운데 이영표 이정수 조용형 차두리로 방어선을 형성한 한국은 경기개시 2분만에 두차례 아찔한 슈팅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국은 특유의 기동력과 조직력으로 곧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빠른 반전만큼 선제골도 빨랐다. 전반 6분. 그리스진영 왼쪽 코너플랙 부근까지 침투한 왼쪽수비수 이영표가 영리한 몸놀림으로 반칙을 얻어냈다. 키커는 기성용. 그의 발을 떠난 볼이 그리스 수비숲을 살짝 넘어 낙하하는 순간, 어느새 그 뒤에 도사린 중앙수비수 이정수가 가볍게 오른발 인사이드로 툭, 부랴부랴 몸을 날린 그리스 골키퍼보다 한참 앞서 볼은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전7분).
한국의 공세는 더욱 불이 붙었다. 뛰고 또 뛰며 그리스를 몰아붙였다. 한국을 제물로 본선첫승과 16강진출을 이루려던 그리스는 만회골 넣기보다 추가골 막기에 허둥댔다. 전반도 끝나기 전에 태극전사들의 쉼없고 경쾌한 움직임과 그리스 선수들의 짜증과 피로가 겹친 얼굴들이 수시로 TV화면을 채웠다.
쐐기골은 후반 7분, 박지성의 단독명품이었다. 그리스진영 중간에서 빈트라가 어물어물하는 사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볼을 빼앗은 박지성은 수비수 2명을 따돌리며 문전으로 돌진한 뒤 황급히 달려나오는 조르바스 골키퍼를 피해 왼발로 땅볼슛, 볼은 골문 오른쪽 구석에 예리하게 꽂혔다. 박지성의 월드컵본선 3호골이자 아시아선수 최초의 3연속 월드컵본선 득점사냥이 된 이 골은 한국의 승리보장 보험골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멈추지 않았다. 기성용 대신 김남일을 투입(후29)하는 등 수비를 강화하면서도 측면과 중앙돌파를 섞어가며 줄기찬 공세를 펼쳤다. 수세에 허덕이던 그리스는 후반 35분 힘겹게 얻은 공격기회에 간판골잡이 게카스가 회심의 왼발터닝슛을 날렸으나 반사적으로 몸을 날린 수문장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다. 그리스의 추격의지도 거의 꺾였다. 한국은 오는 17일 새벽 4시30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외신종합/정태수 기자>
사진설명 2 - 태극전사 박지성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자 오클랜드에 위치한 오가네 식당에 모인 응원단들이 함성을 지르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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