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은퇴연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몇 십년만 일하고 퇴직하면 연금을 자동적으로 받으리라고 믿던 기구에 변화가 생겼다.
은퇴 연금은 본래 노동조합의 적극 추진으로 1940년대부터 정부의 큰 통제를 받지 않고 운영되다가 1974년에 ERISA라는 법안과 함께 연방 노동부의 관여를 받게 되었다.
평생 일한 후 은퇴하면 퇴직기금과 함께 의료비도 기금공단에서 책임지게 되는데 전적으로 고용주가 지불하는 연금 비용으로 충당된다. 여러 해 동안 잘 운영되던 연금 신탁기금이 은퇴자의 평균 수명 연장으로 지출이 늘게 되고 더구나 의료비가 엄청나게 증가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가 위축되며 신규 가입자가 줄고 거기에 따라 불입금도 감소되고 기금에 내는 비용도 연채 되는 등 심한 경영난을 면치 못한다. 더구나 지난 몇년동안 주식시장의 하락세로 투자금에 적자를 보는 등 엎친데 겹친 격이다.
그래도 사기업은 그렇다고 하지만 군소 도시는 없는 재정에 납입금을 지불 못하다가 역사에 유래가 없는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이스트 베이의 발레호 시는 2년여전 세원은 줄고 경비는 과다 지출돼 파산 신청을 하였다.
캘리포니아의 여러 도시는 공무원 노동조합과 단체 교섭을 통하여 구성된 연금신탁기금과 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 월스트릿 저널에 의하면 발레호 소방관은 50살에 은퇴할 수 있고 은퇴 연금으로 연봉의 90%까지 받을 수 있다. 그 액수가 10여만달러라는 엄청난 숫자다. 또한 이 도시는 현재 1억3,000만달러의 의료비와 은퇴 기금 납입비 8,400만달러가 미지불 상태라고 한다. 반면 시 예산은 연 8,900만달러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시당국과 의회는 무엇을 했는지 비난을 면치 못한다.
궁여지책으로 신규 채용 소방관과 경찰에 대한 연금을 대폭 삭감하고 시당국에서 전체 지불하던 불입금 일부를 그들에게 부담 하게 하는 등 여러 방침을 강구 하고 있다. 은퇴 연금 지불에 허덕이는 다른 도시들이 발레호 시의 파산 결과를 눈여겨보고 있다. LA 시도 이 사태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으며 따라서 그들도 파산을 준비할 수도 있다. 어떤 방도가 없다면 공무원 노조와 노동계약을 맺은 도시 당국의 파산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러지 않고는 노조와의 계약을 해약할 수 없다고 한다. 다급해진 노동조합은 시의 줄 파산사태를 막으려고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파산 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 시키려 한다. 그곳에서 승락받은 도시만 파산 하게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노조와 우호적인 민주당의 호응을 받고 있지만 결과는 주목된다. 그리되면 파산하지 않은 도시의 연금을 주정부가 책임을 져야 되는데 그러지 않아도 주 예산이 고갈된 상태에서 가능 할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다. 다른 시나리오는 연방정부가 책임지는 것이다. 소규모 도시가 파산을 못하게 하는 법이 통과된다면 결국 은퇴연금을 보장해 주는 연방기구에 기금 공단을 넘겨 줄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은퇴연금을 책임지는 이 기구는 현재 자금이 고갈 상태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피해는 은퇴자들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그리고 은퇴자들에게 보장된 연금이 감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래저래 연금 때문에 우울한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 아마 앞으로 은퇴금은 은퇴자가 스스로 책임을 지는 형태로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다. 각자 스스로도 준비해야 되고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다.
이종혁 /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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