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선교횃불재단의 이형자 원장은 추위를 쉽게 탄다. 10여년 전 소위 옷 로비 사건(이 원장은 옷값 대납 요구 거절 사건이라고 했다)때 구치소에 18일간 수감됐던 탓이다.
영하 15도 감옥 안에서 찬 물에 손빨래를 해야 했고 추운 방에 들어가면 지금도 손이 시리다. 법원으로부터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는 받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당시의 흔적이다.
내년 7월11일부터 15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2011 한민족 디아스포라 세계선교대회’를 알리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이 원장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성경을 앞에 펼쳐 놓았다. 그리고 로마서 8장 17-21절을 읽었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
이 원장은 “그 때의 경험 이후 작은 물건의 고마움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은 1989년에 세워졌다. 이후 할렐루야축구단 단장을 맡았었했고 1995년에는 기독교 올림픽이라는 ‘GCOWE 95’ 세계선교대회를 개최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다음해인 1996년 사단법인 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 이사장과 횃불트리니티대학원대학교 이사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1998년 정권이 바뀌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고난이 ‘옷로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남편 최순영 장로가 회장으로 있던 신동아그룹의 해체라는 엄청난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우여곡적 끝에 2002년 20여개의 계열사를 가진 신동아는 사라졌고 최 장로는 “외화 밀반출‘ 등의 혐의로 2년 4개월을 복역해야 했다. 피를 토하듯 쏟아놓은 최 장로의 증언은 월간조선 2009년 3월호와 9월호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치러낸 것이 2007년 ‘WOGA 세계여성대회’다. 모슬렘권 등 기독교가 박해받는 나라의 여성을 초청한 선교대회가 성공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지만 85개국에서 1,200여명이 참여하는 은혜를 누렸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말이 통하지 않고 피부가 달라도 하나임을 체험하는 감동의 자리였다”고 이 원장은 회상한다.
예수님은 그러나 또 다른 꿈을 그에게 부어주셨다. 전세계에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있는 한민족을 선교사로 세우라는 비전이었다. “네 민족을 먼저 돌보라”는 명령을 삼일 동안 계속 말씀하시니 거절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잉태되고 준비되고 있는 것이 ‘한민족 디아스포라 세계선교대회’다. 17-45세 사이의 해외 동포 3,000여명을 초청해 훈련시키고 선교사로 세운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이 원장은 “예수님은 1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보다 1명의 해외동포를 현지 선교사로 길러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지만 해외동포 가운데도 중국 조선족, 중앙아시아 고려인, 멕시코 애니깽, 사탕수수밭 농장 노동자의 후예들은 마음이 더 끌리지 않을 수 없다. ‘고난’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동족들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내 백성을 위로하라(이사야 40장1절)”는 말씀도 그에게 분명히 하셨다.
신동아그룹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이 원장은 “최 장로가 그렇게 응답을 받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법과 때를 모를 뿐. 최 장로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저 감사하고 평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남편이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며 묵묵히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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