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금 없어 딸 대학 진학 포기 처지 엄마의 눈물
하나 밖에 없는 딸이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하는 처지를 보다 못한 한인 어머니가 본보에 도움을 요청하는 문을 두드렸다.
지난 6월 65세를 일기로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버린 상황에서 이경순(60)씨의 마음은 절박했다. 변호사의 무책임한 일처리로 체류 신분이 불안정해져버린 이씨는 “조지 메이슨대학에 입학한 딸 원정이(사진)가 정상적이었다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한 학기 1만8,000달러를 내지 않으면 안된다”며 “요즘 많은 한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알지만 우선 첫 학기만이라도 공부할 기회를 주고 싶어 이렇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결혼 후 9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남편 최형철씨가 47세, 자신이 42세에 얻은 원정이를 위해 두 사람은 9년 전 과감히 미국 이민을 결심했다.
그리고 남편은 사이딩, 냉난방 등 기술 직종에서, 이씨는 가사 도우미 등을 하며 열심히 살았고 딸도 신통하게 미국 생활에 잘 적응했다. 노동허가도 정식으로 받아 놓고 영주권을 신청하는 날만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새 불행의 먹구름이 이씨 가정에 드리우고 있었다.
영주권 수속을 대행해 주던 K 모 변호사가 먼저 속을 썩였다. 이씨는 “2006년 어느 날인가부터 변호사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최근에는 아예 접촉을 피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모든 서류가 무효가 돼버려 불체자 신세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비용 1만달러는 벌써 챙긴 뒤였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식도암 판정을 받고 1년 6개월간 투병하다 두 달 전 눈을 감았다. 몸이 아파도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남편이 가버리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생활이 어려워 방 두 개 지하에서 며칠 전 한 개짜리로 옮겼다. 하지만 이씨는 딸의 앞날을 위해 이를 악물고 계속 방법을 찾기로 했다.
다행히 대학 측은 이달 말까지 한 학기 등록금의 반에 해당하는 9,000달러를 디파짓하면 수업을 듣도록 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아놓은 것은 4,500달러 정도밖에 안되 이씨는 마음이 조급하다. 그나마 불우 한인 학생들을 돕는 ‘킴보 장학재단’ 등으로부터 받은 장학금이 있어 가능했다.
주변에서 이씨의 딱한 얘기를 듣고 도울 방법들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서류가 미비한 상태에서는 버지니아주에서 ‘인스테이트(In-state)’ 학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었다.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에 생물학을 전공할 예정인 원정이를 “클라리넷과 드럼 연주도 잘 하고 무엇이든 마음 먹으면 해내는 쾌활한 아이”라고 자랑하는 이씨는 “딸이 꿈도 펴보지 못하게 되면 지금까지 모아놓은 학비를 들고 대학 교정에 앉아 통곡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정이는 신입생 규칙에 따라 26일부터 일단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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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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