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선 진실게임이 한창이다. 서로 자신이 맞다고 극구 주장하니 객관적 입장에 선 국민들도 헷갈린다. 2010년 4월 27일 세계 여성 최초로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름으로써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등정을 이룩한 국민 영웅 오은선 산악인. 지난 21일 SBS-TV의 ‘그것이 알고 싶다’ 가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의 진실’편을 방영한 후 네티즌이 들끓고 있다.
작년 5월 18일 해발 8,586m 칸첸중가 정상 등정을 증명하는 것은 달랑 사진 두 장. 일반적으로 정상인증 절차는 동서남북 방향으로 된 사진과 GPS 기록기, 동영상이다. 그런데 세르파가 동상이 걸려 GPS는 가져가지 않았다고 한다.
같이 등정한 세르파 3명 중 1명은 침묵, 네 번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던 세르파 대장 옹추는 “정상 맞다”고 하고 세르파 누바는 “정상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작년 12월 3일 해명 인터뷰에서 오은선은 “신이 알고 있다. 나는 속인 적이 없다”고 울먹였다. 지난 수십년간 히말라야 데이터 베이스를 작성 기록해 오고 있는 엘리자베스 홀리는 “오은선이 정상이다고 하면 그 말은 100% 거짓은 아니다. 판단이 틀렸을 수 있다. 한국에서 입장을 정리하여 알려달라”고 주사위를 우리 측에 넘겼다.
26일 칸첸중가 정상을 밟은 산악인 6명이 모인 대한산악연맹은 오은선의 등정관련 자료를 검토 후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오은선은 “유감이다. 심사가 공평치 못하다“고 주장,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히말라야 품에 있을 때 가장 푸근하고 안정된다”는 그녀의 말대로 산이 좋아 산에 가면 그만이지 세계 최초, 13좌나 14좌 등 현란한 수식어나 숫자 놀음에 더 이상 흔들릴 필요가 없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피겨여왕 김연아와 오서 코치가 결별 책임을 놓고 오가는 진실게임 공방도 뜨겁다.
오서 코치는 캐나다 현지 언론에 ‘김연아측은 다음 시즌 계획에 대해 나와 상의하지 않았고 내 이메일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연아의 어머니인 올댓 스포츠 박미희씨는 ‘23일 오서코치로부터 더는 김연아의 코치직을 맡지 않겠다는 최종통보를 받고 이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연아는 자신의 트위트에 ‘B, 거짓말을 멈춰주시지요. 나는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고 이것은 내가 결정한 것입니다“고 글을 올렸다가 갑자기 삭제, 다시 25일 미니홈피에 심경을 토로했다. ‘오서 코치와는 지난 5월 타선수 코치 제의설로 인해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타선수로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거론되고 있다.
007과 본드걸의 환상적 궁합이 깨진 것도 모자라 오해와 상처가 깊어가는 공방전은 이제 둘다 제발 그만 하기 바란다. 김연아의 꿈을 이뤄준 오서 코치, 자신의 꿈을 대신 이뤄준 김연아, 서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으로 마무리 하자. 더 이상 국민들은 진흙탕 속에 뒹구는 아름다운 백조를 보고 싶지 않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가 결국 낙마했다. 선거비용 10억원 대출 및 스폰서 의혹,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부인 뇌물수수 의혹 등 모든 것에 정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007년 4월 뉴욕 방문시 맨해튼 한인식당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곽모 사장을 통해 수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뉴욕 한인들의 시선을 모았었다.
오은선은 오은선이, 김연아는 김연아가, 김태호는 김태호가 그 진실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이 다 녹아내리고 바다가 다 말라버리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은 진실이다. 진실을 아는 본인이 진실을 말해야 한다.
민병임 / 뉴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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