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지 "2관왕 은근 쑥쓰럽네"
골든부트ㆍ골든볼 받으러 시상대만 두번
부끄러움에 얼굴 감싼 소녀…최고 미소 선사
(포트오브스페인<트리니다드토바고>=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사상 첫 월드컵 축구대회 우승을 이끈 여민지(17)의 꿈이 실현됐다.
훈련 때마다, 경기 때마다 가슴 속 한 곳에서 피어났던 득점왕(골든부트), 최우수선수상(골든볼)의 꿈을 모두 이룬 것이다.
하지만 득점왕 트로피를 받기 위해 시상대 앞에 선 여민지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10대 소녀 모습 그대로였다.
여민지는 시상대까지 걸어가는 동안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버렸다.
무엇이 그렇게 부끄러운지 하늘을 봤다 땅을 봤다하면서 멈칫 멈칫 걸었다.
먼 쪽에서 신나게 손을 흔드는 코치진을 보자 여민지는 숙쓰러운 듯 두손을 다시 얼굴 위로 올려 머리를 감싸기도 했다.
시상대에서 매번 경기일지마다 쓰며 다짐했던 ‘득점왕’ 트로피를 손에 안으려던 여민지는 바랐던 꿈이 실현된 듯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여민지는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악수를 시작으로 피파 임원들과 인사한 뒤 트로피인 골든부트를 받아 들었다.
금색 신발의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특유의 천연덕스런 미소를 활짝 지은 여민지는 실버부트를 탄 일본 선수와 어깨동무를 하고선 ‘최고 기분’이라는 표정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시상대를 내련 간 여민지는 뛰기라도 한 듯 다시 시상대 앞에 나타났고, 이번에는 단번에 씩씩한 걸음으로 또 하나의 꿈이었던 골든볼을 받아 들었다.
득점왕을 해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골든볼을 품 안에 안은 여민지는 실버볼, 브론즈볼을 안은 다른 두 선수와 나란히 서 100점 만점의 웃음을 선사했다.
최우수선수의 여유와 자신감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날은 열일곱 여민지에게 최고의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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