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대도시 실태 르포.."주택가격 회복에 13년 걸릴 것"
20%에 육박하는 실질 실업률과 넘쳐나는 미분양 사무실, 주택 할부금을 해결하기 위한 부동산 급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각)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미국 불황의 풍경을 일부 지역의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2005년 이후 약 20% 하락한 중산층 주택 가격이 원상복귀되려면 13년이 걸릴 것이라는 한 경제학자의 전망을 소개했다. 아울러 댈러스.라스베이거스.피닉스.애틀랜타 등 대도시에서 공실률이 20% 언저리에 달한다고 NYT는 전했다.
◇애리조나주 = 2005년 신규 창출된 일자리 수에서 미국 50개주 가운데 2위에 올랐을 때만해도 애리조나주는 건설붐을 타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애리조나주는 최근 수년간의 불황 속에 무려 28만7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올해 일자릿수 증가 면에서 42위로 급추락했다.
애리조나주 피날 카운티의 경우 구직 포기자와 파트타이머까지 산입하는 실질 실업률이 약 20%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주 전체 빈곤층의 비율은 19.6%로 미시시피주 다음으로 높다.
애리조나 주민인 레니 휘튼(38)은 옆집과 앞집 거주자가 모두 실업자이며, 남편은 다행히 직장을 잃진 않았지만 근무 시간이 15%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미술교사로 일할 자리를 찾고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휘튼은 "이것은 우리에게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울분을 토로한 뒤 "우리는 저축을 했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열심히 일했다"며 "남편은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데, 생전 처음으로 진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에서 이주해온 지붕수리업자 헤닐 알레잔드레스(60)는 "상황이 정말 나쁘다"며 "최저 임금을 받는다면 당신은 행운아"라고 말했다.
◇뉴저지주= 뉴저지주 남부의 살기좋은 마을인 체리힐에서는 주택 가치보다 융자금액이 더 많을 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저가에 주택을 처분하는 `숏세일(short sale)’이 대유행이다.
체리힐에서 잘 관리된 교외 거주지역의 경우 전체 주택의 10%가 이 같은 `숏세일’ 매물로 나왔다.
집값은 2006년 이후 약 16% 빠졌고, 처분에 걸리는 시간도 5년 전에 비해 두배나 더 걸린다.
현지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월터 버드 크레인은 "잘 보존된 집을 팔려는 사람 조차도 속수 무책으로 낮은 가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체리힐이 있는 캠든 카운티의 실업률은 약 10%에 달한다. 현지의 규모있는 몇몇 기업들이 문을 닫거나 대규모 감원을 했고, 주 정부 공무원들은 극도의 긴축 재정으로 인해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애틀랜타 = 장기간 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남부 애틀랜타시의 고층 빌딩에는 최근 임대되지 않은 사무실이 넘쳐 난다. 공실(空室) 문제를 해결하려면 12년은 걸릴 것이라는게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지의 부동산 전문가인 앨런 웩슬러는 푸른색 대형 빌딩을 가리키며 "저 건물은 시카고의 한 은행이 6개월 전 40% 할인된 가격에 사갔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시가 8천500만 달러에 달하던 현지 빌딩 가격이 지금은 3천500만 달러 정도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렇게 가격이 내렸음에도 애틀랜타의 부촌인 벅해드의 공실률이 약 20%에 달하는 실정이다.
현지 부동산 업자인 로렌스 겔러스테트는 "우리는 이 모양이 되어버린 경제 상황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을 일구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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