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내과 전문의)
어느덧 독감 예방주사(Flu Shot)를 생각해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흔히 독감 예방주사가 감기와 독감을 모두 예방하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시지만 실제로 두 질환은 매우 다른 질병이며, 독감 예방주사로 감기를 예방하지는 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두 번씩 경험하는 감기는 주로 라이노 바이러스에 의해 초래되며, 아데노 바이러스, 코코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서도 발생됩니다. 임상적으로는 콧물이나 재채기를 초래하다가 주로 일주일 이내에 합병증 없이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에 흔히 플루라는 독감은 플루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할 때 발생하는 아주 작은 공기 방울에 접촉될 때 발병되는 점에서 감기와 비슷하나 인플루엔자라는 전혀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초래됩니다. 임상증상도 감기보다 더욱 심하여 고열, 근육통 또는 두통을 일으키고, 합병증으로 폐렴이 더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자, 임산부, 또는 폐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 될 수 있으며, 매년 미국에서는 수 천 명의 사람들이 독감으로 사망합니다. 특히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 인플루엔자A(신종플루 H1N1)같은 독감은 건강한 젊은 사람들까지도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습니다.금년에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서는 독감 예방주사를 접종해야하는 대상을 간편하게 했습니다. 작년까지는 주로 65세 이상의 성인이나 병원에 근무하는 분들, 그리고 당뇨병이나 만성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만성질환자들이 독감으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높기 때문입니다. 즉, 건강한 사람은 독감에 걸려도 합병증이 생기는 일이 적고 그 합병증이 생기더라도 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년부터는 독감 예방접종 대상을 나이 6개월 이상의 모든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확대하였습니다. 현실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예방접종 대상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작년에 심하게 발생되었던 신종 풀루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간염이나 홍역 같은 다른 예방주사와 다르게 독감예방주사는 왜 매년 접종해야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매년 유전적으로 변이를 일으켜서 조금씩 그 성질이 다른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마들기 때문입니다. 만약 큰 변이가 있으면 과거 대 유행한 홍콩독감이나 스페인독감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매년 접종하는 독감예방주사는 이번에 유행할 독감을 예상하여 만들기 때문에 독감예방주사라는 이름은 같지만 실제로는 약간씩 다른 독감을 예방하게 됩니다. 그 효과는 약 1년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매년 예방 접종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인 것은 작년에는 일반 독감 예방주사와 신종 풀루에 대한 독감 예방주사를 따로 맞으셨지만 올해 예방주사는 신종 풀루에 대한 독감예방도 함께 하기 때문에 작년처럼 따로 접종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체내에서 독감을 예방하는 면역력은 예방 접종 후 약 2주 후에나 형성되기 때문에 미리 접종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지금 이글을 읽는 분이라면 모든 분이 예방접종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임산부도 그 대상입니다. 만약 아직까지 독감예방접종을 하지 않으셨다면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근처 의원이나 주위 약국에 가셔서 상담 후 예방접종을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