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행사장까지 이동 10분, 행사장 입장까지 1시간30분."
인도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동행취재하는 기자들은 6일 백악관과 인도당국의 이중삼중 검색을 통과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방문 이틀째인 7일 뭄바이 시내에 있는 재비어스 대학에서 대학생들과 타운홀 형태의 만남을 가졌다.
이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40여명의 기자들이 숙소인 ‘프레지던트 타지호텔’ 앞에 주차된 버스에 오른 시간은 오전 8시15분.
버스가 10여분을 달려 재비어스 대학에 도착한 뒤 기자들은 학생들의 입장이 끝날 때까지 30분 정도 버스에서 대기해야 했다.
이어 기자단의 입장순서가 오자 백악관 인솔자가 "버스 밖으로 나와달라"고 재촉했다. 인솔자는 기자들의 짐을 길 한쪽에 일렬로 늘어놓게 한 뒤 영상 카메라, 노트북 컴퓨터, 스틸 카메라를 모두 가방에서 꺼내 전원을 켜라고 지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악관 경호팀 소속의 백인 남성 2명이 탐색견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일일이 탐색견을 이용해 수상한 물건이 없는지를 파악한 뒤 경호팀 요원들은 가방 안에 든 내용물과 컴퓨터 상태를 꼼꼼히 점검했다.
행사장 입장에 앞서 검문을 위해 길게 줄을 선 학생들(AP=연합뉴스)
한 경호 요원은 컴퓨터를 살피다가 갑자기 "이 컴퓨터의 주인은 누구냐"고 소리쳤다. 경호원들과 떨어져 잡담을 하고 있던 기자들 사이에 아연 긴장감이 흘렀다.
경호원은 연방 "주인이 누구냐"고 소리를 쳤고, 그래도 반응이 없자 "5초안에 주인이 나오지 않으면 컴퓨터를 부숴버리겠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다행히 50대 남자 기자가 자신의 컴퓨터라고 확인을 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소동은 막을 내렸다.
기자들은 그러나 대학에 입장하면서 다시 한번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여성 기자들은 검은색 천막으로 가려진 장소에 들어가 별도의 검색을 받았다. 검색 후 이번에는 소지하고 있던 수하물에 대한 X선 통과 검색이 이뤄졌고, 다시 인도 검색요원들이 가방 안을 체크하고 생수병 등 액체가 담긴 용기를 모두 압수했다. 그리고 가방을 선반 위에 올려놓은 뒤 다시 한번 검색대를 통과한 후에야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무더운 날씨 속에 이런 과정을 거치야 했던 기자들의 온몸이 땀으로 흥건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중삼중의 검색 배경을 묻는 말에 대해 "백악관 취재기자들에게는 늘 그렇게 한다.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신변 경호는 이처럼 철저했다. 특히 최근 각종 테러위협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물샐틈없는 검색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절차였지만, 이런 고강도 검색을 거친 일은 흔치않은 경험이었다고 많은 기자들은 말했다.
(뭄바이<인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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