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날 참여율 13.6% 그쳐
▶ 준비 소홀.홍보 부족 등 문제점 속출
14일 뉴욕총영사관에서 실시된 모의 재외국민 선거 첫날, 준비 소홀과 홍보 부족 및 관리 부실에 따른 선거 절차상의 여러 문제점이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2012년 4월 총선부터 첫 도입되는 재외국민 참정권 행사에 대비한 예행연습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당일 현장에서 지적된 일부 문제점에 대해 총영사관은 전혀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기도 해 실제 선거 때까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보완될 수 있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
■투표소 분위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첫날 모의선거에는 관할지역에서 사전 등록을 마친 689명의 모의선거 등록인 가운데 94명만이 참여해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나마 썰렁한 분위기의 투표장을 찾은 선거인의 절반 이상은 영사관과 유엔본부 직원이었고 순회영사나 민원을 통해 접수한 일반 영주권자나 유학생 등은 소수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 원인: 모의선거 첫날 낮은 투표율을 주된 원인으로 준비 소홀과 홍보 부족 및 불편한 교통과 주차난 등이 지목됐다. 또한 이날 투표소에 배치된 모의 투표관리 요원들은 투표용지를 갖고 오지 않은 한 유엔 관계자에게 다른 영사관 직원의 투표용지로 투표하도록 하는 등 선거 절차 관리에 있어서도 여지없이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총영사관은 실제선거와 동일한 상황을 연출하는 모의선거라면서도 이번 모의선거는 선거체험이 더 중요한 것인 만큼 절차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맞섰고 이를 지적한 언론사 취재진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총영사관 건물 옆에 마련했다는 무료 주차장도 10대 정도가 주차할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인데다 주차허용시간도 30분으로 제한돼 있고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란 비난을 받았다.
■기타 문제점: 홍보 부족 탓에 이날 선거에서 여권을 제외한 기타 신분증은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을 미처 알지 못한 일부 선거 참가자들은 여권을 지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총영사관은 여권을 소지하지 않고 투표소를 찾은 참가자 가운데 4명에게는 투표체험의 의미로 임시로 투표를 허용하긴 했지만 투표용지는 무효 처리했다. 김응중 영사는 “실제 선거에서는 여권을 가져오지 않으면 아예 투표를 할 수 없지만 이번에는 투표 절차를 체험하게 한다는데 의미를 뒀다”며 실제 선거에서는 반드시 여권을 지참할 것을 당부했다.
■선거인 평가: 모의선거에 참가한 지역한인들은 첫 재외국민 선거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불만도 컸다. 뉴저지 거주 이상엽(38)씨는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는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투표 장소가 여러 지역으로 나눠져 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엘머스트 거주 최진식(62)씨는 “주중에는 바쁜 이민자들이니만큼 선거를 주말에 치렀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와 커네티컷 등 타주 거주자들은 투표를 위해 맨하탄 총영사관까지
장거리를 달려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문제점 보완: 이틀간 치러질 뉴욕 모의선거에 최소 150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한 김영목 뉴욕총영사는 “재외국민 선거가 처음이다 보니 선거관리를 해본 인력도 전혀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제한된 인력이지만 효율적으로 활용해 성공적인 선거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지역 모의선거를 참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희 선거실장도 “이번 모의선거는 유권자가 느끼는 불편한 점을 철저히 파악해 5개 관련 정부 부처와 협의해 실제 선거에서 유권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차후 문제점 보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모의선거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 전 세계 21개국 26개 한국대사관 또는 영사관에서 14일에 이어 15일까지 이틀간 순차적으로 치러지며 24일까지 투표지가 한국으로 회송, 접수
된 뒤 전국 각지에서 가상 출마한 56명 후보에 대해 한국시간 24일 오후 10시 개표 결과를 발표한다. <서승재 기자>
14일 뉴욕총영사관에 마련된 모의 재외국민 선거 투표소를 찾은 홍기원·김유경씨 부부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집어넣고 있다. 15일 선거 이틀째 일정을 남겨둔 뉴욕의 모의선거는 첫날부터 준비부족에 따른 허점을 드러냈다.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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