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을 방문해 영변의 핵시설을 견학하고 돌아온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북한이 설치한 영변 경수로의 우라늄농축 설비에 2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구축돼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특히 연간 8천kg SWU(Seperative Work Unit: 농축서비스 단위)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 같은 역량이라면 북한은 핵무기 연료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을 연간 최대 40kg까지 농축할 수 있다고 헤커 소장이 밝혔다.
헤커 소장은 20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 영변 핵시설 방문보고서’를 통해 "방북 기간에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 공장의 연료가공 장소에서 최근 구축된 2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됐다는 현대식 우라늄 농축시설로 안내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 1천 개가 넘는 원심분리기가 구축돼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헤커 소장은 "북한 관리들은 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새로운 경수로의 연료로 사용될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곳이며,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해 4월 설비 구축이 시작됐고 수일 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이곳의 우라늄 농축시설들이 초현대식이고 깨끗했다고 설명한 헤커 소장은 "북한 측은 이 시설들은 자체적인 설비와 능력으로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적었다.
북한측은 2천개의 원심분리기가 파키스탄이 개발한 P-1형 원심분리기가 아니며 "국내에서 만든 것이며 네덜란드의 알메로나 일본의 로카쇼무라 원심분리기를 모델로 했다"고 설명했다고 헤커 소장은 전했다.
특히 북한 기술책임자는 영변 원심분리기 시설의 농축용량은 연간 8천kg-SWU이며, 평균 3.5%의 저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고, 건설중인 경수로는 2.2∼4%의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헤커 소장은 "2천개의 원심분리기가 완전히 작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북한은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거나, 조만간 그런 역량을 가질 수 있다"며 "연간 8천kg-SWU 규모의 농축 역량이라면 북한은 연간 최대 2t의 저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고, 시설을 전환하면 최대 4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큰 우려는 이 시설과 같거나 더 큰 용량을 가진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이 별도의 장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헤커 소장은 북한의 경수로 건설 추진 이유에 대해 "영변 핵시설 현장에서 만난 기술책임자는 ‘6자회담과 9.19 공동성명 진전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긍정적 합의를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생존을 위해, 전력난 해결을 위해 경수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 측은 ‘이를 위해 영변 핵시설을 경수로와 파일럿 농축설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우라늄 농축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며, 소규모 경수로가 만들어지고 기술이 완성되면 대규모 경수로를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북한 측은 영변 경수로 건설공사는 올해 7월31일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헤커 소장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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