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걸음마를 벗어난 느낌입니다.”
길지만 길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14년을 파키스탄에서 보내고 안식년을 맞아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최동백 선교사는 자신의 활동을 이렇게 평가했다. “파키스탄은 외부의 선입견이나 오해와 달리 선교의 문이 열려 있는 곳입니다. ‘백 투 예루살렘’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할 곳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에 차 있었다. 크리스천이래야 인구의 겨우 3%, 그것도 대부분이 명목상의 크리스천들인 기독교 볼모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어도 말이다.
1996년 한국 SIM 국제선교회의 선교사가 됐다. 4년씩 세 번의 임기를 마쳤다. 과거 파키스탄이 인도와 전쟁을 치를 때 중국이 도와줬다는 이유로 아시안에게 특별히 친절한 사람들, 고속도로를 건설한 대우, 전기를 가설한 LG 등 한국 기업들 때문에 한국인을 환대하는 주민들과 살며 이젠 그곳에 뼈를 묻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여기 저기 선교지를 옮겨다니는 선교사들을 최 선교사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한 번 결혼한 아내를 어떻게 내버릴 수 있겠는가?
“포교는 물론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은밀한 방법으로 전도가 가능합니다. 이슬람을 믿지만 예수를 선지자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기에 복음을 전하는 것도 한편으로 쉽습니다. 그러니 서구식 패러다임으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려 했다간 낭패를 당합니다. 이들의 문화를 인정해주는 가운데 삶 속에서 예수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인정하게 만들면 됩니다.”
기독교 선교사의 비자를 받고 입국해 푼잡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 선교사는 제자훈련으로 통해 현지 목회자들을 바로 세우고, 교회 개척과 주일학교 설립을 돕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북 밴(Book Van)’ 사역도 빼놓을 수 없는데 놀랍게도 파키스탄은 상당히 많은 성경을 구입하는 나라다. 기독교를 트집 잡기 위한 목적이 많지만 그래도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타 선교 대상 국가들처럼 파키스탄 역시 ‘미래가 없는 나라’다. 모든 것을 알라의 뜻으로 치부해버리는 이들은 삶의 설계라는 게 없고 죄책감도 없다. 포르노 중독에 사기가 횡행하고 국가 지도자들을 신뢰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주민 간에도 불신이 팽배해 기업이나 공장이 재정 담당자를 대개 크리스천에게 맡긴다.
영어 열풍은 이곳도 마찬가지. 최 선교사는 “영어를 잘 하면 최고”라며 “모슬렘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훌륭한 선교사”라고 말했다. 기독교 문화를 간접적으로 소개하고 가르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미주 한인 청소년들은 훌륭한 선교 자원이 될 수 있기에 평화나눔공동체와 함께 단기 선교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백 투 예루살렘은 중국으로부터 파키스탄을 거쳐 이란, 이라크, 그리고 이스라엘로 이어질 겁니다. 이곳에 선교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두렵다’는 오해를 버리세요.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내년 6월까지 워싱턴에 머물 예정인 최 선교사는 간증을 원하는 교회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모슬렘 선교 비전을 나눌 생각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선교부와 금란교회에서 파송한 최 선교사는 아세아여합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서울 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부인 김영선 선교사와의 사이에 아들 요엘과 딸 노엘을 두고 있다.
문의 (571)259-4937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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