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를 흔히 3F의 시대라고 한다. 3F란 여성(Female), 감성(Feeling), 그리고 허구(Fiction)의 영어단어 앞 자를 따서 이르는 말이다.
지금은 확실히 여성의 시대이다.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여성의 지위나 권리가 크게 향상된 때는 없었다. 얼마 전 서울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의 서울 지사에는 남성 직원보다 여성 직원이 더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 일하고 싶은 외국 회사 중 1위에 뽑힌 골드만 삭스에 여성바람이 분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남성의 성역이라 일컬었던 법조계에도 이젠 여성의 진출이 늘어 작년부터 모집한 법률대학인 ‘로스쿨’에 여학생이 30% 이상이 된다고 한다. 물론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미국의 의과대학은 여학생이 다수인 대학들이 대다수이다.
현대는 또한 감성의 시대이다.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은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이 1만5,000달러를 넘으면 기능보다는 꿈과 감성을 추구하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경제 패턴도 바뀌고 만다. 농경사회에서는 육체노동이 중요했고 산업사회에서는 기계의 힘이 중요했고 정보의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중요했지만 후기 정보사회인 21세기에는 창의력과 감성력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감성적인 사회에서는 이성적인 두뇌보다 감성적인 마음이 사람을 움직인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영도 감성경영으로 바뀌고 있다.
작년 연말 직원들에게 가장 보너스를 많이 준 회사는 골드만 삭스이다. 골드만 삭스에서는 청소부에서 회장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들에게 준 보너스가 일인당 평균 46만 달러나 된다. 그러나 미국에서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입사하기 원하는 회사는 ‘구글’이다. 학생들이 구글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창의적인 업무환경 때문이다.
‘즐기면서 일하고 꿈꾸면서 일하라’는 모토로 직원들의 창의력 계발에 열중하는 구글은 사무실도 직원들의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기발한 장치들로 가득 차 있다. 직원들이 아래층에 내려갈 때는 미끄럼틀을 타고 죽 내려간다. 이동수단이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만 있다는 편견을 버리라는 뜻이다.
구글의 직원들은 점심시간만 아니라 언제라도 아름답게 꾸며진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일해도 되고, 도서실에는 해먹을 닮은 의자를 공중에 달아서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게 한다. 일과로 피로하면 수면실에 가서 잘 수도 있는데 수면실 벽면에는 물고기들이 노니는 수족관을 설치해 직원들이 잠을 자면서도 상상을 계속하도록 자극한다고 한다.
하루 업무시간의 20%를 핵심 업무와 관련 없는 일에 쓰게 하는 ‘20% 시간 프로젝트’는 구글 직원들이 예술적 열정을 발휘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감성적인 경영 우선은 구글만이 아니다. 아이폰을 개발한 ‘애플’ 회사도 마찬가지다. 애플사의 회장인 스티브 잡스의 감성경영으로 인간의 정보공유와 탐색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IT 기술과 완벽하게 결합해 전 세계의 이동통신 고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아 버렸다.
현대는 또한 허구의 시대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수출액이 기차나 버스의 수출액보다 많고 천재 영화감독인 캐머런이 제작한 영화 ‘아바타’가 벌어들인 돈이 미국의 자동차 수출에서 벌어들인 것보다 많다는 것은 현대가 허구의 시대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러나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흔한 말이지만 그러나 아직도 누구나 갈망하는 사랑만은, 우리 환경과 가치의 세계가 어찌 변하든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할 최고의 명제가 될 것이다.
이세희 Lee & Asso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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