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폭설과 한파, 지진 등 자연재해와 심각한 재정위기, 테러 위협 등으로 전 세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각국이 새해맞이 행사를 열고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2011년을 기원했다.
AP와 AFP, dpa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80㎝에 이르는 폭설과 한파가 찾아온 미국 뉴욕에서는 2010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시 공무원들이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타임스스퀘어 일대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교통과 전기, 수도공급이 끊길 정도로 추웠던 유럽에서도 영국 런던의 시계탑 ‘빅 벤’과 프랑스 파리 에펠탑, 독일 브란덴부르크문 등 명소는 불꽃놀이 등 신년행사에 참가하려는 관광객과 시민으로 크게 붐볐다.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스페인에서는 가랑비로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마드리드 중심가인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수많은 시민이 몰렸다.
이곳에서는 자정을 알리는 12번의 종소리에 맞춰 포도 12개를 먹으면서 새해 행운을 비는 전통행사 ‘라스 우바스(Las Uvas)’가 열린다.
재정위기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에서는 2010년 마지막 날까지도 세금을 내거나 세금사면 서류에 서명하려는 납세자들이 세무서 앞에 길게 늘어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북동지역이 폭우로 신음하고 있는 호주에서는 시드니 하버브리지에서 열린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보려고 150만여 인파가 몰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본다이 비치를 비롯한 관광명소에는 행사 시작 12시간 전부터 캠핑장비 등을 챙겨온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해 9월 강진 피해를 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당국이 각 행사장에서 위험요소가 될 만한 시설물을 사전 철거토록 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미 대륙이나 유럽보다 다소 일찍 새해를 맞은 아시아 각국도 저마다 행사를 열어 송구영신(送舊迎新) 정신을 되새겼다.
일본 도쿄에 있는 사찰 조조지(增上寺)에서는 전날 자정 수천명이 모여 새해 소망 쪽지를 매달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는 행사가, 홍콩 빅토리아항에서는 수십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불꽃놀이와 레이저쇼가 각각 열렸다.
신년행사 도중 혹시 있을지도 모를 테러나 소요사태에 대비하는 각국 치안 당국의 긴장감도 여전했으며, 실제 폭탄테러로 사상자 수십명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 있는 아바차 군기지 인근 ‘엄마 시장(Mammy market)’에서 폭탄이 터져 10여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또 이슬람 반군으로부터 테러공격 위협을 받은 인도 당국은 31일 뭄바이를 비롯한 여러 도시의 관공서와 병원, 종교시설, 호텔 등 주요 지점에 경찰특공대를 비롯한 경비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프랑스 당국은 신년 전야에 젊은이들이 경쟁적으로 차량을 불태우는 과격한 장난을 치는 데 대비해 경찰력을 증강, 이같은 행위를 단속하도록 했다.
케냐에서는 당국이 새해를 앞두고 소음이 반경 30m 밖에서까지 들려서는 안 된다는 소음규제 조처를 시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조용한’ 새해를 맞게 됐다.
한파와 폭풍 등에 따른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영국 북아일랜드에서는 최근 한파에 따른 물 부족으로 한때 가정집과 사무실 등 4만여 곳이 피해를 본 가운데 많게는 4천500가구가 ‘물 없는’ 새해를 맞는다.
체코에서는 새해 전날 술에 취한 한 50대 남성이 자신의 집으로부터 고작 150m 떨어진 곳에서 동사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미국 중남부 아칸소주(州)에서는 이날 토네이도가 한 마을을 강타하면서 최소 6명이 숨지고 주택 파손과 전기공급 중단 등 사태가 발생했다.
신년행사 도중 사고가 잦기로 유명한 필리핀에서는 올해에도 폭죽과 축포 때문에 최소 245명이 다쳤고, 태국에서는 지난달 29~30일 이틀간 교통사고로만 79명이 숨지고 1천95명이 다쳤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