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전날도 납치·폭행
이동과정 둔기로 살해
신원 숨기려 시신 태워
금전적 갈등관계로 인한 우발적인 사건으로 알려졌던 ‘라스베가스 납치 살인 방화 사건’(본보 3일·4일자 보도)은 경찰 조사 결과 치밀하게 계획된 납치 살인극으로 밝혀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특히 이들 용의자들이 둔기를 이용해 피해자를 살해했고 시신을 비가 오는 사막 한 가운데 하루 동안이나 방치했다가 피해자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라스베가스 경찰국(LVMPD)에 따르면 살해된 한인 박영실(39)씨는 본래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던 업주였으나 최근 용의자 박건균(19)군과 장민순(30)씨에게 빚을 지게 되면서 업소 운영권을 빼앗기고 수익금을 갈취 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LVMPD 제이 리베라 공보관은 “조사 결과 사전에 장씨와 박씨의 살인을 공모했던 박군은 지난달 20일 박씨가 돈을 갚지 않는 다는 이유로 단독으로 박씨를 사막으로 데리고 가 폭행한 뒤 돌로 머리를 쳐서 살해하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진술했다”며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다음날인 21일 박씨를 찾아가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목을 졸라 살해하려 시도한 뒤 박씨가 저항하자 장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리베라 공보관은 이어 “박군은 장씨와 함께 박씨를 납치해 사막에 파묻으려 했고 이동 과정에서 박군이 스패너로 박씨의 머리를 최소 5차례 이상 가격해 살해했다”며 “이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인근 세븐 일레븐에서 기름과 성냥 등을 구매해 박씨를 불태우려 했고 빗줄기에 불길이 쉽게 붙지 않자 시신을 사막에 방치했고 다음날 다시 현장에 돌아와 시신을 불태운 뒤 인적이 드문 후버댐 인근 다리 밑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23일부터 수사에 착수, 일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를 좁혀가다 사건 발생 일주일만인 지난달 30일 한인 유학생 신분의 장씨와 박군을 체포했다.
<양승진 기자>
<기소장에 나타난 범행 일지>
▲2010년 11~12월 중순: 장씨와 박군이 자신들 소유의 주택에서 운영되는 마사지 업소를 관리하는 박씨를 살해하자고 공모.
▲12월20일: 박군이 박씨를 사막 한 가운데로 납치해 돌로 쳐서 죽이려다 미수에 그침.
▲12월21일: 박군이 박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 시도. 이어 박군이 장씨에게 도움을 요청, 박씨를 납치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사막으로 향함. 박군이 장씨의 차량 뒷좌석에서 박씨의 머리를 스패너로 수차례 가격 살해.
▲12월21일: 볼더시티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 들러 라이터, 각종 기름 등을 구입한 후 사막 한가운데서 숨진 박씨를 불태우려고 시도. 계속 내리는 비로 실패한 뒤 박씨의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채 도주.
▲12월22일: 용의자들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아 시신을 결국 불태운 뒤 후버댐 인근 다리 밑에 버림.
▲12월23일: 오전 11시30분께 하이킹 중이던 관광객에게 시신이 발견.
▲12월30일: 경찰이 증거자료를 확보해 장씨와 박군을 용의자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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