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연기로 사람들 마음 순해졌으면 좋겠어요"
"비행기 탈 기운만 있으면 아프리카 봉사 계속"
"제가 하는 연기를 통해 사람들이 마음이 순해졌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어머니’ 역할로 너무나 친숙한 배우 김혜자 씨는 연기자로서의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영화 ‘마더’의 여주인공 역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영화비평가협회(LAFCA)의 여우주연상을 받으려고 LA에 와 15일(현지시각) 한인타운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작년 크리스마스 쯤에 이 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알았다. 생각지도 않은 정말 커다란 선물을 받아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김 씨는 여우주연상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 "영화 ‘마더’의 주인공 여자는 뭐라고 이야기하기 불편한 캐릭터잖아요. 한국 정서로는 (이 영화가) 좀 불편하지만 외국분들은 좀 더 열린 마음을 봐주는 것 같다. 그래서 평가를 잘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뛰어난 감독이지 않습니까"라며 봉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김 씨는 봉준호 감독은 외국에서 더 인정을 하는 것 같아서 한국 영화가 앞으로 외국에서 더 호평을 받으려면 봉 감독 같은 감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저녁 LA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LAFCA 영화상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마더’ 속의 어머니에 대해 김 씨는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그 엄마 좀 돌았던 여자다. 자식 사랑밖에 없는 엄마예요. 그러니까 광기가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자식 때문에 미칠 수 있고 죽을 수 있는 것이 엄마잖아요."
그에게 연기는 무엇일까.
"저와 (연기를) 떨어뜨려 생각하지 못했다. 연기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 같은 거예요. (아프리카) 아이들을 도우러 다니면서 그것도 저에게 대단한 부문을 차지하지만 연기는 제 삶 자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마더’ 영화를 하면서도 행복했다"면서 "이 영화에 대해 한국에서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니까 서운하기도 했지만 외국에서 인정해주는 것이 대단히 감사하고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야기는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 돕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김 씨는 "월드비전에서 아프리카로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 가 보고 너무 놀랐고 내가 사는 지구 상에 이런 데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게 죄인이 된 것 같았다. 에티오피아에 처음 갔다 와서 다음에 소말리아에 갈 때는 좀 망설였지만 뭔가 보이지 않은 힘이 나를 계속 그쪽으로 밀었다"고 말했다.
"내가 할 일을 당연히 한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칭찬을 많이 들어 멋쩍기도 하다"며 "사실은 좋은 일도 아니고 누구든지 그 아이들을 보면 돕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김 씨는 "기운이 있어서 비행기를 탈 수만 있다면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영화 작품을 또 하고 싶을까.
"영화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 마음을 순화시키는 것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마더’는 좀 다른 영화지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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