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 퇴폐업소 LAPD 단속현장을 가다
지난 27일 밤 한인타운 인근 한 유흥업소를 급습한 경찰합동단속요원들이 업소내에서 고객들에게 술을 서브하던 여종업원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아직 대기하라. 단속반 현장 진입한다. 백업은 뒷문 확인바람”
“여성 20여명 확인했다. 위험 요소는 모두 제거됐다”
27일 밤 11시 20분께 LA 한인타운 유흥업소 단속에 나선 경찰과 주류단속국(ABC) 요원, 노동청(EDD) 수사관들이 타운인근의 베벌리 블러버드의 한 유흥업소를 급습했다.
특별단속반의 노동청 소속 수사관(왼쪽)이 한 유흥업소의 업주를 상대로 임금지급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15명이 한 조가 된 사복차림의 단속요원들이 이 업소를 덮친 것은 잠복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이었다. 단속요원들은 업소에 들이닥치자 마자 배지를 보여주며 업주를 찾았고 룸을 돌면서 종업원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이날 밤 요원들의 주 단속 타겟은 주류판매(ABC) 규정위반 여부, 성매매 등 풍기단속, 불법고용, 노동법규 등 세가지.
대부분 아시안 여성들
시간당 25달러 써붙여
손님 중엔 간간이 한인
“경찰 떴다” 급습 소식에
한인업소 급히 문닫아
요원들은 업소에 진입하자마자 성매매 등 풍기단속 위반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룸 서비스 여성종업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20여명의 여성 종업원들이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는데 요원들은 일단 고객들을 밖으로 내보내 입구에 대기시키고 여성 종업원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타이계, 몽골계 등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고개를 떨군 채 요원들의 지시를 따랐다.
대부분의 종업원들이 어깨와 가슴이 거의 드러난 옷을 입고 있었으며 진한 화장으로 냄새가 진동했다. 테이블 마다 ‘1인 1시간당 25달러’라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받는 요금으로 보였다.
28일 밤 한인타운 베벌리 블러버드에 위치한 C모 유흥업소를 급습한 특별 단속반 수사관들이 업주를 심문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요원들의 질문에 한 여성 종업원은 “남자 친구를 위해 일하고 있다. 저 잘못이 없다”며 울먹였다.
단속반은 이들 중 6명을 주류판매를 위해 고객을
유혹한 혐의로 체포했고 이중 1명은 고객을 가장해 미리 들어와 있었던 사복요원에게 성매매를 은밀히 권유했던 것으로 드러나 체포됐다.
단속반은 이밖에 이 업소의 경비원에게 자격증 미소지 혐의로 최고 1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는 티켓을 발부했으며 업주에겐 노동법 위반 혐의 등을 포함해 총 11만7,000달러의 벌금 티켓을 발부했다.
종업원들 중에는 한인이 없었으나 단속이 시작되자 업소를 도망치듯 빠져 나가는 한인 남성들이 목격됐다.
이 업소의 단속이 끝나자 단속반원들은 한인타운의 한 한인 노래방을 급습했다.
이 노래방은 ‘도우미’를 고용해 고객에게 술을 권유했고 10대로 의심되는 도우미가 발견돼 조사를 받았다.
“떴다. 떴어” “지금 베벌리와 노르만디에 떴대” “S모 노래방에도 들이닥쳤대”
노래방 단속 현장에 있던 한 한인 고객이 어디론가 한국말로 단속반 급습 소식을 알리는 통화내용이 기자의 귀를 울렸다.
단속반원의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빨간 신호까지 무시하며 다음 타켓 장소로 단속반 차량이 내달렸다. 기자의 취재차량도 비상등을 켜고 따랐다. 단속반의 세 번째 타깃 포인트는 한인타운내 룸살롱.
밤 12시 5분.
베벌리 블러버드와 하버드 인근의 한 업소에 도착했다.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업소의 셔터문이 내려가고 있었다. 단속반은 이후 새벽 2시까지 한인타운내 룸살롱 5곳을 추가로 돌았으나 모두 셔터는 내려진 상태. 한인 업주들의 긴박한 사발통문 협력으로 단속을 피해나간 셈이다.
한 노래방은 도우미 여성들에게는 돈을 주고 고객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을테니 당장 나가달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단속반의 스티브 무어 서전트는 “항상 타겟 업소를 모두 단속하지는 못하지만 이번에는 단속소문이 너무 순식간에 퍼져 단속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이번 단속은 거의 1년 만에 한인타운에서 실시된 유흥업소 단속으로 업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준 효과는 있었다”고 말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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