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는 한국을 전세계인에 소개하는 장소가 있다.
세계적 관광명소인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내에 설치된 한국관(Korea Gallery)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한국관은 `진짜 운 좋게’ 지난 2007년 자연사박물관 2층에 개관할 수 있었다. 당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측의 아시아홀(Asia Hall) 조성 계획과 한국 정부의 관심이 때마침 맞물리면서 한국 정부의 후원과 국제교류재단의 125만달러 자금 지원 속에 개관하게 됐다.
하지만 박물관측의 아시아홀 프로젝트가 이후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다른 국가들은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미리 계약을 끝낸 한국만이 현재 아시아국가 중 유일하게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내에 별도의 갤러리를 갖게 됐다.
그린데 이 곳의 최근 사정이 별로 좋지 않다.
전세계에서 연간 700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을 찾고 있지만, 이 박물관 2층의 30평 남짓되는 공간에 설치된 한국관은 썰렁하기만 하다.
이런 상태가 계속 된다면, 한국관이 계속 유지될 수 있으리라는 보장조차 없다는 것이 이 곳 교포들의 우려다.
2007년 개관 당시 `최소 10년은’ 한국관이 운영될 수 있도록 계약했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남은 6년 뒤에는 박물관측이 한국관을 그대로 두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워싱턴 인근 재미동포들이 주축이 된 한미예술재단(USKAF)의 문 숙 회장은 "10년 뒤에도 여기에 한국관이 계속 있을 것이라는 확증이 없다"면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내에 개별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만이 자국 갤러리를 갖고 있다는 점은 그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대단히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여겨야 할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관이 큰 인기를 못 끄는 것은 장소가 협소하고 2층 외진 곳에 설치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한국을 알린다는 전시품들의 대표성이 떨어진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스미스소니언 한국관을 지키고 활성화시키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한미예술재단은 19일부터 한국관 견학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한인 2세들로 구성된 인턴학생 14명에게 소정의 교육을 시킨 뒤 한국관 전시품을 설명하고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기고, 동시에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우선 워싱턴 인근 한국학교 학생들부터 데려와 견학을 시키자는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평소 썰렁했던 한국관은 이날 호기심 어린 눈빛을 한 어린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모처럼 북적댔다.
문 회장은 그동안 한국관이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에 대해 "충분한 홍보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고, 후원이 안됐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후원이 충분했다면 우리 같은 개인들이 이렇게 나설 필요가 없지 않았겠느냐"고 한국 정부의 적극적 관심을 아쉬워했다.
재단측은 매월 2차례 견학프로그램을 실시하는 한편 앞으로 한국학교 뿐만 아니라 워싱턴 일원의 사립유치원, 초.중등학교와 미 정부기관의 한국 관련 부서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행사를 지켜 본 폴 마이클 테일러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아시아문화역사프로그램 담당 국장은 "이 정도 크기의 공간을 이런 큰 박물관 내에 마련했다는 것은 매우 큰 행운"이라면서 "이 한국관은 미국 내 다른 어떤 곳보다 많은 미국인이 찾는 한국관일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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