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는 강진으로 붕괴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도심 건물 잔해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가운데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 지고 있다고 밝혔다.
존 카터 민방위 장관은 강진 발생 4일째인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밤샘 구조작업을 통해 추가 사망자들을 발굴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확인된 사망자는 113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건물 붕괴 현장 등에서 시신 113구를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실종자는 228명에 이르러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부상자는 2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가운데 11명은 중태다.
당국은 이날부터 일반 주택에 대해서도 뉴질랜드적십자사를 통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진앙지에 인접한 레드클리프 일대 주택에서 실종 신고가 안된 주민들 가운데 추가 사망자가 확인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카터 장관은 "마지막 생존자는 지난 23일 파인굴드빌딩에서 강진 발생 26시간만에 구조된 앤 보드킨"이라며 "이후로는 생존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현재 매몰 현장에서 사람들이 묻혀 있을 만한 장소를 찾는 데 애쓰고 있다고 카터 장관은 강조했다.
강진이 점심시간 때 발생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동하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복도, 계단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당국은 이날 현재 도심 붕괴 건물 가운데 90%에 대한 생존자 여부 수색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강진으로 건물 자체가 완전히 붕괴된 캔터베리텔레비전(CTV) 잔해 속에는 현재 122명의 사람들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실종자 가운데 80여명은 영어학원 킹스에듀케이션 원장 브라이언 테일러 등 직원들과 한국 유학생 유모씨 남매 등 유학생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씨 남매 이외의 한국인 실종 또는 사망자는 이날 현재 더 없다고 한국대사관은 말했다.
이와 함께 도심 대성당에도 관광객 등 22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경찰은 사망 및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들은 주로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영국 출신이라고 말했다.
호주 등 10개국 구조팀이 합류에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1만5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거리 청소 등에 나섰다.
주로 도심 거주 주민 450여명이 현재 시내 곳곳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상수도와 전력 등 기간시설 복구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등 도심 기능도 차츰 정상화되고 있다.
전력망은 75%가 복구됐고 상수도 공급률은 50%로 높아졌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밤사이 3.8 규모의 여진이 10여차례 이어져 시민들이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당국은 그러나 지진규모와 횟수가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어 지진이 진정 단계에 접어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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