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의 이탄층에 묻혀 있던 1만1천500년 전의 주거지에서 세살 난 어린이의 화장된 유골이 발견돼 북미 최고(最古)의 인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되고 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4일 보도했다.
알래스카 주립대 연구진은 알래스카 중부 타나나 저지대 숲 속의 구릉지 이탄층에서 발굴된 집 잔해에서 타다 남은 뼈와 어린이의 치아를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시기의 인류 유골이 발견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로 이전까지 알래스카에서 200~300년 전 이전의 사람 유골이 발견된 적이 없다.
성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치아를 통해 세 살로 추정된 어린이에게는 지명을 따 `카사치게체닌’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는 현지 원주민인 힐리 호수 부족이 사용하는 언어로 `태양의 강 상류 어귀의 아이’를 의미한다.
발굴팀은 "이 유적지는 모든 면에서 실로 대단하다. 화장의 증거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맥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초기 북미 이주민들에 관해 많은 사실들을 알려 준 임시 사냥막이나 작업장들과는 달리 이 집은 여름철에 사용됐던 계절 주택으로 보이며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거주자들은 부근의 물고기와 새, 작은 포유동물들을 잡아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들은 "이전까지 발굴된 유적지가 대부분 사냥막이었기 때문에 당시 인류가 정교한 무기로 들소나 엘크 등 큰 짐승을 사냥했다는 것만 알았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집은 어린 아이들과 여자들도 있었음을 말해주며 이제까지 사실상 기록을 접할 수 없었던 주거지 전체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 어린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 지는 모르지만 죽은 뒤 집의 중심부에 있던 커다란 구덩이에서 화장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 구덩이는 취사와 쓰레기 처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으며 아이를 화장한 뒤 가족들이 구덩이를 덮어 봉하고 집을 버리고 떠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화장된 뼈의 20% 정도만 남아 있었고 뼈에서 어떤 부상이나 질병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골이 발견된 구덩이는 타원형으로 깊이가 45㎝였으며 유골 밑에서는 연어와 들다람쥐, 들꿩 등 작은 동물들의 뼈가 발견됐다.
발굴팀은 이 곳에서 매장품이라고 볼만한 물건은 찾지 못했지만 두 개의 붉은 점토 조각을 발견했는데 그 의미는 확실치 않다. 붉은 점토는 전세계에서 매장과 관련된 의미를 갖고 있지만 다른 용도도 있기 때문이다.
집의 바닥은 원래의 지표면에서 27㎝ 밑에서 발굴됐으며 벽이나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기둥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지만 벽이나 지붕의 재질은 분명치 않다. 발굴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집의 전체적인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상징성을 띤 물건이 없는 것은 이동하는 수렵채취민 사회의 특징이라면서 발견된 증거들을 보고 아이의 죽음이 무심하게 처리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든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상당한 노력이 기울여진 것으로 보인다. 매장은 집 안에서 이루어졌다. 집이 취사와 식사, 취침 등 많은 주거 활동의 중심지라는 것을 생각하면, 또 화장 직후 이들이 집을 버리고 떠났다는 것을 보면 아이는 세심하게 다뤄졌음이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북미 지역 최초의 주민은 약 1만3천년 전, 또는 그 전의 마지막 빙하기 말 시베리아로부터 베링해 육교를 건넌 사람들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 시기의 고고학적 증거는 매우 희귀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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