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를 탄 리비아 반군들이 2일 전투가 벌어진 리비아 동부 브레가로 급히 이동하고 있다.
국제적 퇴진요구 거부 카다피
“미군 개입땐 피의 전쟁” 경고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가 2일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한 동부 지역의 도시 2곳을 공격하고 수도권 도시를 잇따라 탈환하는 등 시위대에 대한 반격에 나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일 카다피 세력은 시위대가 차지한 동부 도시 브레가에 진입,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기관총이 탑재된 차량 50여대에 나눠 탄 카다피 세력은 이날 오전 수도 트리폴리에서 740㎞ 떨어진 브레가를 기습 공격해 이곳의 항구와 활주로, 석유시설을 빼앗았으며, 카다피의 공군기 2대는 인근의 아즈다비야 외곽지역을 폭격했다.
하지만, 자동화기로 무장한 반정부 시위대는 트럭 등을 타고 브레가로 몰려가 교전을 벌인 끝에 카다피 친위부대로부터 이들 시설을 되찾는데 성공했으나 양측 간의 전투는 장소를 바꿔가며 오후까지 이어졌다.
◇시위대, 유엔에 공습 요청 = 카다피 세력의 반격이 거세지자 제2의 도시 벵가지에 본부를 둔 반정부 세력의 `국가위원회’는 카다피의 아프리카 용병부대에 대한 유엔의 공습을 요청했다.
국가위원회의 하피즈 고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프리카 용병의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요청한다”며 “하지만, 외국군이 리비아 땅에 진주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장악한 동부 지역의 도시를 중심으로 결성된 국가위원회는 민주화 시위에 대한 카다피의 유혈진압에 항의해 사표를 던진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 이끌고 있다.
◇카다피 “미 개입땐 피의 전쟁” = 카다피는 이날 국영TV 연설에서 자신은 대통령이나 왕이 아니기 때문에 넘겨줄 권력이 없다면서 시위대와 국제사회의 퇴진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들어오면 우리는 피의 전쟁에 돌입하게 되고, 수천명의 리비아인이 죽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 움직임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카다피는 또 리비아의 석유와 땅을 빼앗고 식민지화 하려는 음모에 맞서 “마지막 남자와 여자까지 싸울 것”이라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혔다.
카다피 친위부대는 이날까지 최소 2곳의 수도권 도시를 탈환하며 수도 트리폴리 주변에 `완충지대’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 세력은 지난주부터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한 6개 도시에 대한 공격에 들어가 가리안과 사브라타 등을 수복했다.
카다피의 수중에 다시 들어간 가리안은 트리폴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나푸사 산에 있는 가장 큰 마을로, 전략적 요지로 알려졌다.
◇미전함 2척, 지중해로 이동 = 미국과 유럽이 카다피 세력의 전투기 공격으로부터 반정부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함 2척 등이 리비아 근해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관리청은 이날 성명에서 “전함 키어사지호와 폰스호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지중해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강습상륙함인 이들 전함에는 해병대 병력과 헬리콥터 부대원들이 타고 있고, 의무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군사작전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업무의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전날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그들이 공격하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 외국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방어 체제가 갖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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