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의회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의 군(軍) 복무를 허용키로 결정하면서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대들이 학군장교(ROTC) 제도를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일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드류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해 말 상원에서 ‘군 커밍아웃 금지정책’ 폐기법안이 통과된 직후 성명을 통해 ROTC 허용 방안을 군 당국자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우스트 총장은 특히 "더 많은 학생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해 ROTC 부활에 긍정적임을 시사했다.
브라운대 루스 시몬스 총장도 현행 ROTC 정책에 대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5일까지 관련보고서를 제출토록 했으며, 콜롬비아대도 최근 타운홀 미팅을 열고 ROTC 부활 문제를 논의한 뒤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예일대 리처드 레빈 총장은 대학 내 ROTC 부대 설립에 대한 군 당국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대표단을 파견한 데 이어 올해 봄학기에 이 문제를 집중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논의가 군 복무제도를 지지하는 예일대의 오랜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명문대의 ROTC 부활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의회가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군 복무를 금지하는 이른바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DADT)’ 정책을 폐기하는 법안을 가결한 것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폭스뉴스는 그러나 DADT 법안과 ROTC 부활에 여전히 찬반의견이 갈리고 있어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ROTC 부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DADT 정책’의 폐기가 군대 내 차별을 완전시 종식시키지는 않았으며, 동성애자들은 여전히 군복무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무브아메리카포워드’의 대니 곤잘레스 홍보책임자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베트남전 이후 군대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국민은 이들 대학을 위해 세금을 내고 있고, 이 세금이 군대를 지지하는 기관들에 갈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한다"며 ROTC 부활을 촉구했다.
던컨 헌터 공화당 하원의원도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 1995년 ROTC를 폐지한 대학에 대한 연방기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솔로몬법’을 언급하며 정부가 대학의 ROTC 부활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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