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미화된 베이비시터(babysitter)일 뿐이다. 오후 3시가 되면 일터를 떠나는 당신들은 최소한의 임금만 받아야 한다”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교사에 대한 비난 글이다.
최근 미국 각주의 주지사들이 긴축재정을 이유로 교육 예산을 삭감하고 공립학교 교사들의 단체 임금협상권을 박탈하는가 하면, 무더기 해고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교사들은 어느 때 보다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전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교사들이 지금 처럼 정치인과 유권자들로부터 경멸의 대상이 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한 고등학교에서 과학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2년차 교사 에린 파커(30)는 현재 3만6천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대학생 때 받은 등록금 대출로 인해 2만6천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데다, 지금의 연봉으로는 주택 구입을 위한 초기 자금도 마련할 수 없고 자동차 구입도 할 수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그런데도 주 정부 측은 연봉을 더 삭감하고 교사 1인당 학생수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파커는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생활하기가 어렵다"며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교사직을 계속 할 수 있는 콜로라도로 이사가려 한다"고 말했다.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는 타운홀 미팅에서 교사들을 `탐욕스럽다’고 비난해 국민적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고 뉴욕시와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 등에서는 시장들이 교사들에 대한 대량 해고를 공언하고 있다.
프로비던스에서는 1천926명의 교사들이 지난주 사실상 해고를 통보받았다.
교육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 동안 25% 이상의 교사가 교단을 떠나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처럼 교사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 질 경우 향후 양질의 자원을 교단으로 끌어 올 수 있을 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뉴저지 마나화크의 한 학교에서 미국역사를 가르치는 스티브 데리온(32)은 "주지사와 시민들이 교사에게 `당신은 허접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환경속에서 스스로 자긍심을 느끼며 일하기는 어렵다"면서 "미국 역사에서 교사들이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사의 단체협상권 박탈 및 학생들의 학업 실적에 따른 교사 채용 계약 등을 추진하고 있는 인디애나주의 토니 베넷 교육감은 "이는 교사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시스템을 개혁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노력"이라고 반박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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