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혜택 줄고 연금분담금 늘듯… 타주선 노조권한 제한추진
LA카운티 내 소도시의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하는 한인 정모(43)씨는 최근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 후 지난 20년 동안 안정된 공무원 생활을 해왔지만 최근 지역 정부들의 심각한 재정난 속에 2년 연속 정리해고 대상에 올랐다가 구제되고 나니 올해는 차라리 퇴직수당을 받고 은퇴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
미국 공무원은 ‘철밥통’으로 여겨지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경제침체의 여파로 세수입이 줄며 재정난에 빠진 많은 지역 정부들이 공무원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고 불가침 ‘성역’으로 통하던 공무원 연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반(反) 공무원 노조법’을 추진하는데 대해 공무원 노조가 크게 반발하자 공무원 노조에 대한 반감도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무원 해고와 임금삭감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지난 1월 지역 정부는 재정적자 상황에서 재정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조와의 협상 없이도 공무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역 정부에 ‘공무원 해고’라는 도구를 쥐어준 판결로 공무원 노조 환경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LA시 공무원들은 2008년 이후에 대부분 사실상 10~20%의 임금이 삭감됐다. 재정난으로 시정부가 무급 휴가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부서마다 감원이 단행되고 결원 보충은 되지 않으면서 공무원들의 업무량은 크게 늘어났다.
LA시 공무원인 한인 이모씨는 “지난해 조기은퇴가 단행된 이후에 인력이 부족해 1인 업무량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행정처리가 늦어지다 보니 불만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늘어 스트레스가 많다”고 말했다.
■공무원 연금 눈엣가시
경제침체와 정부 재정적자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연금혜택이 ‘눈엣가시’로 등장했다.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은 2일 공무원 연금을 대폭 축소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찰 및 소방 공무원의 건강보험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모든 공무원은 은퇴 후에 현직 이상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또한 공무원들이 은퇴연금 개인 분담금도 현재 임금의 7%에서 11%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방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41개 주의 공무원들은 민간회사 직원들보다 임금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재정적자에 직면해 있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공무원들의 평균 급여가 지난 2000년부터 2009년 사이에 28% 인상돼 2009년에 평균 7만1,385달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 노조 견제
공무원 연금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정치인들은 “재정난으로 각종 복지 프로그램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공무원 노조의 임금 및 연금 인상 요구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올해 오하이오와 위스콘신 등 12개 주에서 공무원 노조의 권리와 단체협상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이 상정돼 논의 중이다.
경제계 출신의 존 카시크 오하이오 주지사는 “주민들을 볼모로 한 공무원 노조의 파업은 인정할 수 없다”며 “직업 안정성과 임금수준이 높고 은퇴혜택도 우수한 공무원들의 파업의 정당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연신 기자>
lil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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