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김연희선교사 워싱턴에 눈물의 편지
캄보디아 메콩강 오지에서 빈민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김연희 선교사로부터 최근 워싱턴으로 편지가 날아들었다.
수신인은 워싱턴미주방송의 박용찬 사장. 김 선교사는 몇 년 전 교회가 홍수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호소하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박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 미주방송의 긴급 모금 방송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김 선교사는 은혜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돌보고 있는 아이들이 겪는 가슴 아픈 사연들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김 선교사는 미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다시 워싱턴 미주방송의 문을 두드렸다. 아니 당시‘처녀 선교사’의 간절한 호소에 마음을 활짝 열었던 정 많은 워싱턴한인사회에 또 기대고 싶었다는 생각이 더 솔직한 고백인지 모른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성경공부 시간에 한 자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번도 결석하거나 늦지 않는 신실한 자매였기 때문에 모두들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성경공부를 마치고 나서 피아노를 붙들고 울면서 기도하고 있는 자매를 발견했습니다. 주일 예배 반주를 하는 그 자매가 피아노 곁에서 혼자 울면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두들겨도 반주를 할수 없을 만큼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는 피아노를 붙잡고 눈물이 범벅이 되도록 흐느끼며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70년이 넘은 중국산 피아노. 낡고 낡은 피아노를 교회로 가져온 게 10년 전이었다. 버려진 피아노였지만 아이들은 손가락에서 피가 날 정도로 연습했다. 하얀 건반이 떨어져 나가고 구멍이 뚫리고, 페달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처투성이의 피아노... 주일 예배가 가능했던 것은 그나마 이런 피아노라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리는 멈췄다. 아무리 건반을 눌러도 벙어리다. 조율 전문가가 “영원히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것이 한참 전이었다. 피아노를 더 이상 칠 수 없으니 예배 반주자를 길러내는 일도 중단됐다. 지금까지 빈민촌 캄보디아 성도들에게 찬양과 경배의 은혜를 더해준 이 피아노가 감사해 교회에 영구 보존하려고 하지만 당장은 고물이라도 소리가 나는 피아노 한 대가 절실하다. 김 선교사는 “하루라도 빨리 예배 반주자를 다시 길러내고 아름다운 찬양을 하고픈 마음에 주일학교 어린이부터 청년과 장년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의 딱한 사정을 접한 박 사장은 “중고 피아노라면 고작해야 2,000-3,000달러 밖에 안 될 텐데 그 정도는 짧은 시간에 한인들이 정성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시절 잠깐의 단기선교 경험으로 그칠 줄 알았던 김 선교사의 선교는 올해로 8년째. KBS-2 TV에서 특집으로 다루고 ‘메콩강 빈민촌의 물새 선생님’이라는 제목으로 2009년 책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알려지기는 했지만 연약한 몸으로 몇 번씩 기절해가며 섬기는 삶은 달라진 게 없다. ‘물새 선생님’이란 별명은 정이 많고 눈물이 많은 ‘어머니’ 같은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붙여줬다.
후원은 워싱턴미주방송(703-354-4900)으로 전화하거나 이메일(yongchanpak@yahoo.com)로 연락하면 된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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