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단(PCUSA)이 결국 동성애자 성직 임명을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장로교단은 10일 ‘목회자, 장로, 집사 등 모든 제직자는 남성과 여성 결합의 신실한 결혼 및 혼전 순결을 조건으로 한다’는 ‘정절과 순결 조항(G-6.016)’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173개 노회 중 삭제에 찬성한 노회는 87개. 미국장로교단은 작년 7월 열린 총회에서 이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으며 발효를 위해 필요한 절차인 노회 투표를 실시해 왔고 네 번째 시도 만에 결국 통과되기에 이르렀다.
교단 관계자는 “올해는 19개 노회가 삭제에 반대하다가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며 “투표가 완료될 때까지 아무도 이러한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미국장로교단은 동성애 성직자를 허용하는 네 번째 미국 내 교단이 됐으며 33년간 지속돼온 동성애자 성직 임명 허용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1만1,000개의 교회가 소속돼 있는 교단 내에서도 견해차가 커서 지난 5년간 1,000개 교회가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해 탈퇴하는 등 내홍이 컸다. 동성애자 성직 임명 허용 움직임이 힘을 얻은 것은 지난 해 신시아 볼바크 장로가 총회장격인 모더레이터에 선출된 후 ‘동성애를 모든 제도안으로 포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단의 결정에 대해 소속 한인교회들은 절대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PCUSA 한인교회 연합체인 ‘미국장로교회 한인교회 전국총회(NCKPC)’는 교회의 세속화를 개탄하면서 11일 “이같은 결정은 복음적인 노선을 지키는 미국장로교 산하 한인교회들과 미국교회들에 강요될 수 없는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NCKPC 부회장 고태형 목사는 “이제 보수와 진보가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힘을 결집해 복음주의 운동을 통한 복음전파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공동 대처 방안의 하나로 교단 내 한인교회들은 복음주의자 네트워크 가입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들은 8월25일과 26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대회를 갖고 새로운 복음주의 운동인 ‘The Fellowship PCUSA’를 전국적인 차원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병한 기자>
미국장로교회 한인교회 전국총회 성명서
1. 우리는 교단 전체 노회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 헌법 개정안 10-A 안수 기준 완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2. 이 헌법 개정은 미국장로교의 일부 노회 및 당회가 결정하는 경우 동성애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목사, 장로, 집사로 안수 받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렇지만 이 개정안은 복음적인 노선을 지키는 미국장로교 산하 한인 교회들과 미국 교회들에게 강요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장로교 헌법은 이를 보장하고 있다.
3. 우리는 오늘날 미국 사회와 일부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세속화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의 영원히 변치 않는 기준이 된다고 확신한다.
4. 우리 한인 교회는 동성애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안수하지 않으며 그들의 안수를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5. 미국장로교 한인교회전국총회는 복음주의를 고수하는 미국장로교 산하 다수의 교회들과 연대하여 교단을 갱신하고 성경적으로 개혁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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