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인 조지타운. 그 한복판에 위치한 성당이 북한에‘희망의 씨앗(Seeds of Hope)’을 심는 음악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덕효 신부가 주임으로 있는 에피파니 성당에서 6월4일 열리는 음악회는 10대부터 70대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하고, 나아가 수익금으로 북한 동포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펼치자는 취지로 마련되는 행사. 한인은 물론 미국인, 프랑스인, 리투아니아인 등 다민족, 다문화 특성을 가진 에피파니 성당 가족들에게 한인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알리자는 뜻도 있다. 특히 2회를 맞은 올해 음악회는 새로 조직된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솔로이스트 등 여러 게스트를 포함 80여명의 연주자가 출연할 예정이어서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덕효 신부는 “성당이 산발적으로 북한을 도와왔는데 이번에는 채소 종자 개량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음악회 주제 그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부는 또 ‘노래는 두 번 기도하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음악회는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채소 종자 개량 사업은 원래 작년에 하려던 사업이었지만 천안함 폭침 등 예기치 못한 사태로 미루고 있다가 금년에 본격 시도하게 됐다. 이를 위해 국무성 관계자와 접촉 중이고 북한을 다녀온 북미주사제협의회 사무총장 최영호 신부와도 협력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995년부터 북한을 30여차례 방문하며 돕고 있는 이재진(뉴욕 거주)씨가 추진 중인 종자개량 사업을 지원하는 형태다. 2001년부터 국수공장도 가동하고 있는 이씨는 가톨릭 마산교구의 특별 지원을 얻어 북한 국가과학원과 그곳 토양에 맞는 채소 종자 개량에 힘쓰고 있다.
대북 지원 사업 가운데서도 종자 개량 지원이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은 분배, 모니터링 등의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정치적인 영향도 덜 받기 때문. 이 신부는 이에 덧붙여 “그들의 슬픔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 곧 복음 정신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빈인빈 부익부를 당연시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지만 성경은 가진 자에게 더 책임을 묻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신부는 “음악회는 그 정신을 살리려는 것”이라며 “에피파니(Epiphany·공현)이라는 단어처럼 빛을 세상에 드러내야 할 사명이 교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비신자들이 성당을 방문하는 ‘에피 투게더(Epi-Together)’라는 이름의 캠페인, 야외 미사, 골프대회 등 일련의 사업들은 가톨릭의 개방성, 연대성, 공존, 화합의 메시지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야외 미사는 지난 22일 가졌고 에피 투게더 29일, 골프대회 6월5일, 성령강림절 행사 6월12일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음악회를 전후해 이어진다.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모여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오케스트라와 성가대는 이번에 모차르트의 미사곡을 연주할 예정. 작년 음악회 실황은 CD로도 제작됐다.
음악회 시간은 저녁 7시30분. 입장료는 없다.
문의 (703)966-1765
주소 2712 Dumbarton St., NW
Washington, DC 20007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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