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오기 전 동남아 몇 나라를 여행을 하면서 “여기는 일본 정원이고 저기는 중국 정원입니다” 하는 관광가이드의 안내를 들으면서 아무 곳에도 없는 한국정원을 막연히 아쉬워했다.
그리고 세월이 갔고 2010년 작년이었다.
인연의 길을 따라 만나게 된 사람이 세계의 수도,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 미국 이민 역사상 처음으로 코리안벨 가든, 한국 정원을 만들고 있는 이정화 대표였다.
워싱턴 지역에서 나름대로 크고 작은 업적들을 이루며 대단한 경력들을 가진 한인 단체장들이 계시지만 한 가지 맡은 공익사업을 붙잡고 7년, 8년씩 자신의 개인 사업은 막대한 지장을 받으면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룬 분은 처음 본 것 같다.
여성으로서 버지니아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유료 식물공원의 노른자위 땅을 무상으로 4.5에이커라는 큰 면적을 받았다. 아무것도 없는 잡초밭 위에 기초공사를 하고, 그 위에, 직접 한국으로 날아가서 그 분야 최고의 장인들을 섭외해서, 전통적인 한국 정자를 지었고 한국 최고의 종장이 만든 종을 달았다.
지난 5월 14일 평화의 종과 종각 완공식에는 내외국인 500여명이 완공식에 참여하여 종을 치고 한국 음식을 즐기며 종과 코리안 장승 앞에서 사진들을 찍었다.
잘 생긴 종과 종각을 바라보며 공원에 갈 적마다 뿌듯한 나도 좋지만 자자손손 후대의 우리 자손들도 우연이라도 그곳에 가서 종과 종각, 그리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한국 정원을 발견하고 혹여 자신의 부모님도 동참을 하여 거기 돌판 혹은 동판에 새겨진 이름이라도 본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워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이 역사적인 일에 사무총장으로서 다소나마 협조하게 된 행운을 감사한다.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사람이 움직이면 반드시 드는 것이 있다. 바로 돈이다.
바닥 기초공사 하나 하는데도 재료비, 수송비, 인건비 등이 들고 한국에서 모셔오는 최고의 장인들, 민족적 사업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지만 역시 인건비, 재료비, 거기에 항공료, 현지 숙식비, 차량비, 한국과 다른 환경적 물자부족 등등 많은 어려움과 경비가 든다.
십시일반으로 동참한 워싱턴 동포들의 모금은 티끌모아 태산이라지만 많은 사람이 동참하지 못하므로 태산만큼은 아니고 아시는 분은 다 아시다시피 독지가 한분의 통 큰 기부가 있었기에 시작이 가능했다. 한국 정부의 협조, 경기도의 종 대금 지불 등이 있어 큰 도움이 되었지만 정원 조성이 남아 있는 현 시점에서 자금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어떤 분들은 경기도에서 십만불이나 주었다고 하지만 종 대금이었지, 한국에서 미국으로 종이 운반되어 오는 데에도 막대한 운임과 사람이 왔다갔다 하는 경비며 부수적으로 드는 돈도 만만찮다.
정원 공사가 다 끝난 후에는 북버지니아 공원국에 관리를 맡기면서 영구관리기금으로 이십만불도 주어야 한다.
민족적 사업이라는 사명감 하나로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이 일에 혹여 나쁜 일이라도 생기지 않게 하려고 노심초사하는 이정화 대표를 보면서 내가 못하는 큰 일에 도움을 주지는 못 할망정 해를 입히는 일은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한국에서 사람이 올 때마다, 공원에 크고 작은 일에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소리 없이 뒤에서 도와주며 뒷정리를 도와주시는 분이 있다. 어서 빨리 오는 9월에 정원공사를 끝내고 가정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이정화 대표의 남편의 소망이 가슴 찡하다.
아무튼 오랜 세월 끝, 마무리 단계에 있는 코리안벨 가든이 더 멋있게 더 자랑스럽게 완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옥순
한미문화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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