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망하고 변변한 직장을 얻을 수도 없는 그때, 내 형편은 형제나 친척, 친구, 그리고 주위 모든 이에게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다. 매일 매일이 낙담과 절망 속의 하루였다. 회사가 은행에 현금을 쌓아두고도 대기업의 포악함에 흑자 부도를 낸 사람의 하소연에 귀 기울일 사람은 세상에 내 아내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회사가 망했다고 하니 내게 돈줄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은 행동을 한다. 지방에 있었던 인도 계열의 대리점들은 황당한 변계로 즉 물건 공급을 못받아서 장사를 못하고 있으니 도리어 나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등, 외상 채권을 받으려고 고용했던 어떤 이태리 콜렉션 에이전트는 추신된 돈들을 받아놓고는 도리어 내게 마피아 갱처럼 행동하며 힘으로 나의 요구를 묵살 하려 했다.어느 직원은 받아놓은 체크들을 현금화 하려고 체크 캐싱 등에 보내면 자기 스스로 돈을 찾은 후에는 나와 연락을 끊고 사라지는 이런 말 못할 일들을 계속적으로 겪었다. 이런 정신적인 공항 상태에서 나의 호전적인 기질이나 자신감은 없어졌고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들에게 욕할 힘도 싸울 힘도 없어졌다. 본사에도 그동안 매 음료수 케이스마다 5전씩을 적립금으로 하여 쌓아놓은 돈도 25만 달러가 되었지만 내가 없어지길 원했던 본사가 그 돈을 주기는 천부당만부당, 그저 나의 희망 사항이었을 뿐이다.
이렇게 돈에 관한 인간의 추악한 모든 면을 다 본 후로는 세상에서 무엇을 얻겠다는 의욕도 다 잃어 버렸고 새로운 의욕을 갖고 하려든 직장도 도리어 세상에 대한 환멸만 더 느끼게 했을 뿐이다. 가족, 친지 모두 자라난 환경이 기독교 문화라 그때 귀 따갑게 듣던 말이 “너를 위해 기도 한다.” 란 소리였다.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나의 분노의 감정과 어려운 처지를 들어줄 이해와 인내심이 주위에서 가장 필요할 때인데 돈에 대한 부탁을 할까봐 “기도한다”, “기도해라”는 말부터 먼저하며 손 사래 치는 사람들한테 그런 기도란 단어가 강팍한 마음에 위안을 불러일으키기는 너무 큰 기대가 아니었을까 한다.
글쎄, 지금이야 그래도 기도 많이 해줘서 고맙다는 형식적인 말도 내입에서 나오지만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는 말보다는 역시 따듯한 이해의 마음이 더 큰 위안을 주지 않을까 싶다.그래서 그런지 그 당시 겪었던 세상과 인간의 대한 환멸은 지금도 간혹 내가 새로운 사람을 대할 때 얼굴 표정의 딱딱함을 유도하고 또 표현의 직설적인 과격함으로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아마 이런 시간의 어려웠던 일들에 의해 그렇게 표현이 되는 모양이다. 이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고 인생의 최저점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아내가 변호사 사무실에 직장을 잡아서 가족으로서 최저 생활은 영위하고 있었다. 물론 이후로도 그 최저의 생활이 또 저 최저점으로 떨어진 것이 몇 번 더 있었지만.
아내가 직장을 얻게 된 이야기를 먼저 하고자 한다. 회사 경매 조치 후 진행 중이던 소송은 비용 등을 더 댈 수 없어 모두 지게 되었고 이제는 개인 파산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파산 변호사를 찾으려 여기저기 두드려 봐도 변호사에게 너무 험한 경험을 해서 그런지 모든 변호사가 꾼으로 밖에 안보여 변호사를 선임할 엄두를 못냈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대인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