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내 가족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파산을 하려고 신문을 뒤척이며 여러 유대인 변호사를 찾아서 상담을 해도 지나간 당한 일이 너무 컸던지 나의 처지를 도울 수 있을 것같은 확신을 주는 변호사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당시 정신적으로 자포자기 상태였던 나는 아내가 한 번 더 유대인 변호사를 찾자는 말에 이제 지쳤으니 혼자 상담을 하라고 보냈다.

한참 후 집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던 나에게 상담을 끝내고 온 아내는 내게 기쁜 얼굴로 직장을 잡았노라고 하며 나의 손을 잡으며 나를 위안을 하는 것이었다. 식품 살 돈도 없어서 걱정을 하고 있던 우리에게, 이제 곧 집도 차압을 당하면 말 그대로 홈레스가 되야 했던 우리상황에 회사가 망한 후 처음으로 벌이가 생겼던 것이다.

상담을 하러갔던 유대인 변호사가 아내 애기를 한참 듣고나서 자기와 같이 일하는 것이 어떠냐며 적극적인 잡 오퍼를 해서 승낙을 했노라고 하는데 세상 살다가 이런 일은 흔치 않은 일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파산은 실비로 처리되었고 결혼후 사모님 소리만 듣던 아내는 직장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주 좋은 조건에서 시작한 직장이었는데도 처음 몇 달은 계속적으로 Promotion 을
받았고 곧 바로 법대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할 테니 법대를 가면 어떠냐는 오퍼까지 받게 되는데 아내와 아이들 다섯의 매일의 새벽기도가 전혀 헛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정성어린 기도의 외침에 절대 무관 하지 않으셨다. 매일 아침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도 어려운데 그 어려운 환경에서 애 다섯을 데리고 새벽미사를 오가는 것에 하나님도 감동을 받으셨던 모양이다. 물론 아내는 후에 그 마지막 제안에는 응할 수가 없었다. 사회에서 낙마했던 남편과 어린 아이 다섯을 두고 어떻게 그 상황에서 학업에 정진할 수 있겠는가! 아내는 내게 본인의 학업에 대해 얘기한바가 없어서, 나는 결혼당시 똑똑한 여자와 결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렇게까지 사회에서 인정을 받을지를 몰랐었다.

후에 아내 친구가 집에 방문을 할 때 항시 전교 1-2등을 했었고 졸업식에서는 상을 독식을 했었노라고 했을 때야 알았지, 이런 사건이 없었으면 내 아내는 그저 평범한 아낙으로 애 다섯을 키우는 것으로 일생을 마쳤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지금도 아내는 그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처럼 어려웠었던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정성껏, 최선을 다하며 또 그 사람들 입장에 서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들의 일을 자기 일처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호사 사무실은 아내 덕에 그 이후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고.

아내가 직장을 잡음으로써 일단은 다달이 나가는 생활비가 해결되어 가고 나도 아내가 보여준 용기와 인내에 희망을 다시 얻었고 또 나의 분노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마음 한구석으로 삭여갈수 있게 되면서 인생을 재충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그동안 내 인생에서 제일 많이 경험한 게 섬유 와 음료인데 음료는 앞서 언급했듯 주류 분야에서는 동양인이 개척하기 힘든 분야이지만 지난 본사에 대한 분함과 또 내 특유에 오기가 다시 돌아와 이제 처음부터 다시, 그러나 작게 시작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 또 내 때에 안되면 내 아들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후대에라도 꼭 성공을 시키리라는 다짐 속에 음료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 재도전을 위해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다시 접촉하는데 그때에 나는 지인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