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만 30세가 된 로저 페더러.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3위·스위스)가 30번째 생일을 맞았다. 1981년 8월8일에 태어난 페더러는 만 30세를 넘긴 이번 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로저스컵(총상금 243만달러)에 출전한다.
ATP투어 인터넷 홈페이지가 페더러에 관한 내용을 숫자 1~30으로 풀어내는 기사를 게재하는 등 세계 테니스계는 페더러의 30번째 생일에 주목하고 있지만 페더러가 30살을 넘어서도 당분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 제이슨 키드(댈러스 매브릭스) 등 야구와 농구에서 30대 후반~40대 초반에도 전성기 기량을 보이는 선수들을 열거한 뒤 “단체 구기 종목과 테니스는 다를 수밖에 없다. 테니스에서 30세는 20대의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45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잔 매켄로, 비욘 보리, 이반 렌들, 보리스 베커 등 전설적인 선수들도 30대에는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페더러의 강세가 금세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 등 탑 클래스 선수들과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는 못하겠지만 심하게 망가진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다.
안드레 애거시, 앤디 로딕 등의 코치를 맡았던 브래드 길버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30대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선수들의 경우 30대가 되면서 눈에 띄게 늙어보였다”며 “페더러에게서는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머리카락도 별로 빠지지 않았고 체력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페더러가 보여준 꾸준함이 그의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이다. 페더러는 이달 말 시작되는 US오픈에서 8강에 오를 경우 메이저대회 30회 연속 8강 진출의 위업을 쌓게 된다.
렌들은 12회, 피트 샘프러스는 10회가 개인 최다일 정도로 페더러의 30회 연속 메이저대회 8강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레이튼 휴이트의 코치였던 대런 케이힐은 “페더러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23회 연속 4강 진출 기록을 갖고 있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다지만 이 기록은 어려울 것”이라며 “페더러는 엄청난 기량과 함께 부상이 없는 꾸준한 몸 관리가 됐기 때문에 이런 대기록 달성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이가 점점 들어가고 있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경험이 많아져 노련미가 쌓인 장점도 있다”며 “있는 그대로 경기에 나갈 뿐”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밝은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16승을 거둬 최다를 기록 중인 페더러는 최근 여섯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프로 선수들에게 메이저대회 문호가 열린 1968년 이후 43년간 총 170여 회의 메이저 대회에서 30대 우승자가 나온 것은 18번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2002년 US오픈 챔피언 피트 샘프라스, 2003년 호주오픈 우승자 애거시가 30대 메이저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한편 페더러의 에이전트는 30세를 넘긴 것에 관한 인터뷰를 하자는 ESPN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