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훈련 도중 구타했다는 혐의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 코치(사진)에 대한 소송이 흐지부지될 공산이 커졌다.
김 코치는 1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폭행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인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아동보호국(Child Welfare Service Center)이 ‘근거 없음’판정을 내린 이후 미국 빙상연맹이 아무런 후속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이어가는데 필요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한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또 “최근 변호사를 통해 중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지만 미국빙상연맹이 자꾸 구체적인 논의를 뒤로 미루고 있다”며 “이것은 결국 처음부터 소송이 억지였음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미 빙상연맹이 재판을 중지하고 싶어도 김 코치 측에 서면으로 통보를 하지 못하는 것은 그렇게 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게 김 코치의 판단. 그는 이와 같이 상황이 반전되어가자 일 년의 공소 시효가 끝나기 전에 자신의 경력에 큰 타격을 준 빙상연맹과 워싱턴 포스트, 그리고 일부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김 코치는 지난 해 워싱턴 포스트에 수련생 체벌 논란 보도가 나간 뒤 미 빙상연맹으로부터 코치 자격을 일시 정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으며 현재까지 법정 싸움을 진행 중이다. 그는 논란이 제기된 이후 “훈련 방법이 달랐을 뿐”이라며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강력 부인했으나 보도가 다른 언론에 재생산 되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한편 김 코치는 이번 사건이 클럽 간의 과도한 선수 보호 경쟁이 동기였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에 코치로 있던 스케이팅 클럽을 물러날 때 “선수를 데리고 가면 이름에 흠집을 내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 올림픽 스타로 알려진 그가 따로 선수들을 가르치면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그의 명성을 역으로 이용해 코치 생활을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였다는 주장이다.
김 코치는 “내가 3년 동안 훈련시켰던 아이들인데 이제 와 폭력 문제를 제기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분명 내 훈련 방식은 미국 환경과 다르다는 것을 처음부터 밝혔고 학부모들은 이 사실을 알고 계약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코치는 선수나 학부모들이 오해를 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인정했다. 즉 시끄러운 훈련 링크에서 코치는 소리를 지르기 마련인데 이런 모습이 강압적인 방식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김 코치는 “학부모들이 아이를 선수로 길러주었으면 하고 욕심을 내면서 고난도 훈련 방식은 용납 못하는 이중성을 보일 때가 많았다”며 “난 아무런 잘못이 없었기 때문에 얼마 전 열린 대회에서 학부모들을 당당히 만났고 나를 피한 건 오히려 그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현재 유소년들을 위한 쇼트트랙 클럽 ‘DS 스피드 스케이팅’을 운영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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