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드버팅 후 사과하러 온 ‘순진한’ 상대에 원투 콤비 작렬
▶ 빅터 오티스 4회 KO로 눕히고 WBC 웰터급 타이틀 ‘접수’
메이웨더가 헤드버팅을 사과하려고 무방비 상태로 다가온 오티스의 안면에 강력한 라이트훅을 적중시켜 KO 시키고 있다.
42전 전승행진 이어가
젊은 챔피언은 당황했다. 모처럼 베테랑 도전자의 얼굴에 정타 콤비네이션을 적중시켜 로프로 몰아넣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후 맹렬한 기세로 돌진하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머리를 앞세워 상대의 얼굴에 ‘박치기’를 하고 만 것이다.
곧바로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킨 뒤 그에게 고의적인 헤드버팅에 대한 벌칙으로 라운드 득점에서 1점 감점의 페널티를 부과했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계속됐어야 했다.
하지만 막 뜨거워지는 듯 했던 매치는 다음 순간 어이없이 막을 내렸다. WBC 웰터급 챔피언 빅터 오티스(24)는 자신의 터무니없는 ‘안면 박치기’가 너무나 마음에 걸렸는지 곧바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4)에게 다가와 볼에 키스하며 거듭 사과했고 주심의 벌점 부과 선언이 끝난 뒤 경기 재개를 위해 링 한복판에 모인 뒤에도 다시 사과의 말을 하며 메이웨더를 끌어안으려했다.
하지만 냉혈한 승부사인 메이웨더는 가드를 내린 채 완전 무방비 상태로 ‘사냥꾼’ 앞에 다가온 ‘철없는 먹잇감’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 번개같은 레프트훅이 오티스의 얼굴에 꽂혔고 놀란 오티스가 옆에 선 주심 쪽으로 얼굴을 돌리려는 순간 연이어 날아온 강력한 라이트훅이 안면에 작렬했다.
전광석화 원투펀치에 안면을 강타당한 오티스는 그대로 캔버스에 쓰러져 카운트아웃됐고 매치는 그대로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사각의 정글에선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가드를 내려선 안된다는 초보적 진리를 망각한 대가였다.
17일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아레나에서 벌어진 WBC 웰터급 타이틀전은 이렇게 해괴한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상대의 어리석음에 편승, 4라운드 2분59초만에 KO승으로 오티스의 타이틀 벨트를 빼앗아 낸 메이웨더는 16개월만의 링 복귀전에서 26번째 KO승을 거두며 전승행진을 42번째 매치로 이어갔다.
메이웨더는 이번 대결에서 대전료로 최소한 2,500만달러 이상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웨더는 자신의 승리가 공식 선언된 직후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는 가운데 링 위에서 HBO 중계팀 아나운서 래리 머천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 글러브를 터치했고 파이트가 재개됐기에 나는 좌우 훅을 휘둘렀다”면서 “링 위에서는 언제나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해 자신의 행동이 당연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머천트가 계속해서 펀치의 정당성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자 그는 “당신은 복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니 HBO가 너를 빨리 해고해야 한다”고 욕설을 섞어 독설을 내뱉었고 이에 대해 79세의 머천트는 “내가 50년만 젊었더라면 네 엉덩이를 걷어찼을 것”이라고 응수하는 해프닝까지 펼쳐졌다.
한편 오티스는 자신은 주심의 타임아웃 지시를 그대로 따랐는데 메이웨더가 기습적으로 펀치를 날렸다고 주장했으나 주심 조 코테스는 “경기는 시작됐고 파이터는 가드를 올려야 했다”면서 “메이웨더가 규정을 어긴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티스는 “주심과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누구라도 완벽할 순 없다. 교훈을 얻은 경험이었다”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3라운드까지 스코어카드에선 메이웨더가 모두 앞서있었고 적중한 펀치 수에서도 메이웨더가 73-26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이날 메이웨더가 16개월만의 링 복귀전에서 승리하면서 필리핀의 강타자 매니 파퀴아오와의 대결 여부는 다시 한 번 복싱계의 최고 관심사로 전면에 부상하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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