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코러스축제서 특별판매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관심과 성원 부탁합니다.”
워싱턴 한인사회 최대 축제인 ‘코러스 페스티벌’에서 북한식 만두의 참맛을 볼 수 있게 됐다.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훼어팩스 코너에서 열리는 코러스축제에 부스를 마련하고 만두 특판전을 벌이는 사람들은 조진혜씨(사진)를 비롯한 서 너 명의 탈북자들. 버지니아는 물론 메릴랜드, 웨스트버지니아, 델라웨어 등 제법 먼 곳에서도 많은 한인들이 찾아오는 큰 행사를 이용해 자활의 기반을 닦아보자는 생각도 있다.
“최근 타 주에서 워싱턴으로 이주한 탈북자 이장길(가명)씨가 있습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보려 애쓰는 20대 젊은이입니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됐지만 영어도 잘하고 꿈도 커요. 하지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만두 판매를 통해 이 씨가 어느 정도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어요.”
조진혜 씨가 소개하는 이장길 씨는 탈북 난민 자격으로 몇 년 전 부모님, 남동생과 함께 뉴욕주 로체스터에 와서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6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해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사건이 워낙 커 미국사회와 한국에 까지 알려지게 됐고 각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취재 경쟁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위로를 받기는커녕 더 큰 상처를 입게 된 이 씨는 언론 노출을 극히 꺼리고 있다.
조 씨는 “하지만 자신이 지난 해 한국일보 인터뷰 기사를 보고 한인들이 온정을 보내와 어려움을 벗어났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씨를 위해 용기를 내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코러스 페스티벌 참여도 익명의 후원자가 있어 가능했다는 게 조 씨의 설명이다. 만두를 팔아보겠다는 생각을 안 어떤 후원자가 부스를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을 선뜻 대줬다. 그는 조 씨 가족이 아파트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다는 기사를 보고 연락을 해왔던 사람인데 지금까지 때마다 지원을 해주고 있다. 당시 한인들은 몰래 음식을 조 씨 집 앞에 놓고 가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줬고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한 조 씨 가족은 큰 힘을 얻었었다.
그 때 위기를 벗어난 뒤 조 씨 어머니는 현재 간병사로 일할 수 있게 됐고 조 씨도 공부를 하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이번 코러스 페스티벌에서 수입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이장길 씨의 자동차 보험비, 학비 등 마련에 보탤 계획인데 이 씨는 간호사 보조(CNA) 공부를 하고 있었으나 6개월째 학교를 못가고 있는 상황이다.
만두피를 잘 만드는 중국계 주민을 특별히 영입(?) 하는 등 제대로 한 번 사업을 벌여볼 각오를 하고 있는 조 씨는 만두 뿐 아니라 감자전 등 다른 식품도 선보여 손님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생각이다.
문의 (425)329-9393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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