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로교회‘엘피스’장애 사역위원회
토요일이던 24일 낮 훼어팩스 스테이션에 있는 서울장로교회. 본당 지하에 위치한 교육실과 식당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젊은이들로 꽉 차 보인다.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토요일에 갖는 장애인 사역입니다. 2년 전 시작됐지요. 인종과 종교를 초월해 장애인이면 누구나 올 수 있습니다. 물론 무료구요.”
오전 프로그램을 막 끝내고 점심을 먹기 전 휴식을 즐기고 있는 장애우들을 돌보던 백상일 집사가 설명했다. 그는‘엘피스 장애인 사역위원회’의 총괄 총무다.
엘피스 장애인 사역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평균 12-13명 정도. 많을 때는 20명이 될 때도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예배와 공작, 점심 식사, 체육 활동 등으로 구성된다. 한 명의 장애우를 위해 보통 두 명, 혹은 세 명의 봉사자들이 수고 한다. 서울장로교회 청년과 중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크리스천 장애우들을 위한 사역도 따로 있다. 현재 5명 정도 정기적으로 예배에 출석한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고 하는 일이니 가능하면 다른 장애인 봉사단체들에게 의도하지 않은 불편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리고 특별한 지원 없이 음식 판매 등으로 기금을 마련해 비용을 충당하며 순수한 봉사가 되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프로그램 디렉터(져스틴 장)는 특수 교육 전공자다.
한 달에 한 번 갖는 모임이 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작지만 장애인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자폐가 있던 어떤 아이는 평소에 말이 없었는데 엘피스에 나오면서 언제부터인가 소통이 가능해졌고 지금은 때가 되면 먼저 가자고 조른다.
봉사자들이 겪는 변화의 폭은 더 크다. 서울장로교회를 2005년부터 출석한 백 집사는 찬양이 좋아 성가대에서만 봉사하고 있었다. 장애인 사역을 제안 받았을 때 여느 사람처럼 주저했고 두려웠다. “아내가 옆구리를 찔러 참여했다”고 말하지만 백 집사는 지금 다른 사람이다. 토요일은 장애인 사역을 위해 과감히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다. 아이를 엘피스 사역에 데려오면서 교회에 발을 처음 디디게 됐고 지금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장애인 부모도 있다.
봉사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다. 섬기는 마음과 신앙이 쑥쑥 자란다. 교인들의 마음도 활짝 열렸다.
“이제 엘피스 장애인 사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고 또 저희가 30-40명까지는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아니 100명 정도는 가능하다고 봐요. 서울장로교회 봉사자들도 많지만 외부 봉사자도 언제든 환영입니다.”
엘피스를 시작한 강명희 사역위원장의 말이다. 그도 우연한 기회에 뛰어들었지만 훈련은 그전에 받았었다. 치매로 고생하셨던 친정어머니를 10년 가까이 돌보면서다. 그 때 알게 됐다.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에게 잠깐이라도 쉼을 선물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사역규모만 키우는 게 아니라 영어가 부족한 부모를 상담해 주고, 학교 관련 일들을 도와주고, 모임을 주중에도 갖고, 여름수련회 뿐 아니라 겨울수련회도 하고... 강 위원장의 ‘봉사 욕심’은 더 많다. 버지니아한인회장을 지냈던 남편 강남중 씨의 말없는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몇 년 전 사업적으로 어려울 때 시작한 장애인 봉사는 저에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이 사역이 아니었으면 이겨내지 못했을지 몰라요. 여러분과 이 축복을 나누고 싶습니다.”
후원 문의 (571)216-2205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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