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슈 분석
▶ ‘월가 점령하라’ 청년시위 전국확산 배경과 전망
LA다운타운에 모인 청년 시위대들이 3일 ‘억만장자들 당신들의 시대는 끝났다’ ‘노동자들의 전쟁’ ‘체포된 시위대원들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30여명으로 시작된 미국 청년들의 분노의 시위가 월스트릿을 넘어 미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 맨해턴에서 구조적인 경제 불평등과 대형 금융사의 탐욕에 항의하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시위가 4주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진정되기는커녕 갈수록 그 기세가 확산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서 시작 경제문제 항의 벌써 4주째
불평등 구조와 금융자본으로 초점 옮겨
미국 내·전세계 번져… “거대한 변화” 주목
지난달 17일 뉴욕 맨해턴 월스트릿 인근 주코티 공원에서 수십명이 모여 ‘월스트릿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를 외치며 시작됐던 이번 시위는 처음엔 일자리가 없는 실업청년들의 우발적인 시위로 비쳐졌고 ‘한때의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으나 점차 피폐한 개인의 삶의 문제에서 불평등한 사회와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으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어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징후의 출발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보스턴, LA, 시카고, 시애틀을 넘어 캐나다와 유럽으로 번져가고 있는 이번 시위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개 양상을 전망해 본다.
■들불처럼 번져가는 분노
지난 주말을 고비로 LA, 시카고 등 미 전역은 물론 캐나다와 유럽으로 시위가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 2일 ‘월가 점령‘ 시위는 이미 뉴욕을 벗어나 LA와 시카고, 보스턴 등 다른 주로 불길이 확산됐다. LA에서는 2일부터 3일 오전까지 수백명의 시위대가
LA 연방준비은행 앞을 행진한 후 시청앞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를 인용해 ‘LA를 점령하자’라는 구호를 앞세운 이들은 사회 불평등과 청년 실업에 대해 항의하면서 시위를 몇 개월간이라도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에서는 지난달 30일 3,0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최근 3만명에 대한 해고 계획을 밝힌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시카고 등 대도시를 포함한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크고 작은 동조시위가 벌어졌다.
호주에서는 오는 15일 시드니와 맬버른, 브리즈번 등에서 ‘호주를 점령하라’라는 가두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며 캐나다에서도 ‘토론토 주식시장을 점령하라’라는 단체가 결정돼 15일 토론토 증권가인 베이 스트릿을 비롯해 밴쿠버, 몬트리올 등에서 가두시위가 벌어질 태세다.
■무엇이 이들을 분노하게 했나
‘월가 점령’ 시위의 불씨는 역사상 최악의 빈부격차와 높은 청년 실업률이었다.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아진 것이 시위의 원인을 제공했다.
높아가는 실업률 속에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청년 개인들의 삶의 문제가 분노의 불씨가 됐던 것이다.
여기에 경기침체 속에 20조달러의 세금을 집어 삼키고서도 여전히 배를 불리며 수천만 달러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챙기는 월스트릿 금융가의 타락, 그리고 이들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의 문제가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는 셈이다.
우뚝 선 리더도, 단일화된 조직도, 공통된 정치적 지향점도 없이 시작된 이번 시위가 장기간 확산되며 지지세를 넓히고 있는 것은 이들이 모두 ‘타락한 금융자본가’와 ‘불평등한 경제 구조’에 대한 ‘견딜 수 없는’ 분노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망: 어떻게 될 것인가
이번 시위가 ‘일자리 없는’ 실업청년들의 한풀이 넋두리와 같은 ‘한때의 이벤트’로 끝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지적대로 점차 조직화되고 있지만 요구사항 조차 좀체 단일화되지 않고 오로지 불평등에 대한 깊은 분노감만을 공유하는 이번 시위가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을 통해 지금 시위가 조직화되고 있는데서 보듯, ‘분노’와 ‘저항’이 온라인 도구를 통해 더 일상화되고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장 내년 미국 대선을 포함해 전 세계 선거에서 부자증세 논란이 확대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4주째 주코티 공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시위 참가자들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지만 그것은 여기에 있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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