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에 대해 조의를 표해야 하나.
북한을 17년간 철권 통치해 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정부나 민간 차원의 조의 표명이나 조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인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인들은 북한 주민들을 굶주리게 만든 독재자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의견에서부터 애도를 표하고 조문단도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이념과 성향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견해들을 표출했다.
일단 상당수는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한국과 미국 정부가 어느 정도의 조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향후 관계개선 측면에서 동의를 하는 분위기였지만 직접적인 조문단 파견에 대해서는 의견이 각각 달랐다.
워싱턴 연합해병대전우회 김화성 회장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 등으로 아직도 울분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조문단 파견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문단 파견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민명기 워싱턴지회장도 “김정일은 수많은 이북 주민들을 굶겨 죽이고 학살한 사람인데 그를 조문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주원(30)씨는 “북한에서 외국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굳이 조문단을 보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우리가 먼저 유화 제스처를 취해도 북한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클레어몬트 매캐나대 이채진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이 조문 특사단을 파견했지만 당시 한국 정부 차원의 초청이 아니었다”며 “정부 차원에서 조문단을 보내는 것이 적절한 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미동포전국연합회 박문재 수석부회장은 “북한 차기 지도부와 대화채널 구축을 위해 한국 정부가 조전이나 조문단을 북측에 먼저 제안하는 것이 상황 개선의 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희(62)씨는 “같은 민족으로 북한 사람들의 심정을 고려해 조전이나 조문단을 파견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탠포드 아태연구소 신기욱 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킨다는 차원에서 위로 제스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재·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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