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의 자선활동을 아들이 계승, 연말을 맞은 지역사회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지난 1992년말부터 꾸준하게 볼티모어 시내 빈민들에게 식품과 의류를 나눠준 이순재씨(77)의 ‘선한 사마리아’ 사업을 아들 상진(39)씨가 잇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오전 매서운 겨울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상진씨는 10여명의 빌립보교회(송영선 목사) 중고등부학생들과 함께 부친의 그로서리 스토어 인근 빈민들에게 식빵과 우유, 시리얼, 라면 등 음식과 방한 의류 등을 나눠줬다.
30년 이상 시내 길모어 스트릿 1000블록에서 ‘리 푸드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순재씨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이같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씨는 19년 전 자선단체인 ‘선한 사마리아회(Good Samaritan Works, Inc.)’를 설립, 간단한 주방시설을 갖춘 전용트럭으로 시내 빈민지역을 돌며 핫도그와 각종 식품을 나눠주거나 업소 인근 빈민들을 위한 구호활동을 해 왔다.
부친의 선행을 옆에서 지켜보던 상진씨는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대학생활을 하던 상진씨는 집에 오면 스스로 부친을 따라 나섰다.
상진씨는 “부모님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이웃 사랑 이 몸에 배인 것 같다”며 “큰 고민 없이 아버지의 활동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호활동이 과거와 달라진 것은 아버지보다 아들이 주관하는 시간이 늘고 있다는 것.
상진씨는 부친의 가게도 물려 받았다. 같은 지역의 주민들을 계속해서 돕기 위해서이다.
이씨의 자선활동에는 뉴저지에서 K. S. 트레이딩을 운영하는 강신억씨가 의류를 지원하는 것을 비롯 친척과 지인, 교회 등에서 후원하고 있다.
이씨는 이전에는 매년 푸드뱅크의 지원을 받아 5만달러 상당의 식품을 나눠줬다며, 이제는 경기불황으로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주위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이씨가 부담하는 금액은 상당하다.
이씨는 가게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대부분을 자선활동에 보태고 있다. 상진씨는 부동산 임대 수입이 별도로 있다며, 부친과 마찬가지로 가게 수익은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웃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이웃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의 활동대상은 빈민지역 주민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어려운 동포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왔다. 이씨는 형편이 어려운 교회 및 한인들에게 매년 4차례씩 쌀을 보낸다. 현재 65군데 200포를 보내며, 연말에는 350포로 늘어난다.
이씨는 “건강이 허락되는 한 자선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아들이 뒤를 이어 뿌듯하고 안심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해 “믿음이 있어 가능했다”고 밝혔다. 상진씨도 “보람을 느낀다”며 “신앙인으로서 할 일을 할뿐”이라고 맞장구쳤다. 부전자전이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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