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팍 경찰이 공개한 김명재씨의 사진(왼쪽)과 사제 파이프 폭탄 및 칼 등 증거물의 모습. <박상혁 기자>
개설한 한미은행 아닌 새한 지점서 범행
남편 김씨, 세이프 박스 접근할 수 있었나
“매스터 키 없다” 은행 주장에 일부선 의심
한인 김명재씨가 목숨을 건 새한은행 무장 인질극을 벌이게 만들었던 ‘사라진 24만달러의 미스터리’가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김씨의 부인 김재영씨가 세이프 박스를 개설했던 한미은행 매그놀리아(가든그로브) 지점 측은 세이프 박스에서 도난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김씨측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김씨 부부는 세이프 박스에 보관해 둔 24만달러가 사라진 것은 은행 측의 잘못이라며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라진 24만 달러 사건’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문점들을 짚어봤다.
▲왜 5년 지나서야 인질극 비화.
지난 2007년 김씨 부부는 한미은행 매그놀리아 지점 세이프 박스에서 보관해 둔 24만달러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은행측은 24만달러 보관을 입증할 수 없으며, 세이프 박스 절도가 불가하다며 김씨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김씨 부부는 가든그로브 경찰에 24만달러 분실사건을 신고했으나 경찰은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건을 종결했고, 김씨 부부는 다시 은행측을 상대로 한 소송도 고려했으나 결국 소송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측 관계자는, 김명재씨가 간혹 지점을 찾아오기도 했지만 별다른 마찰을 없었으며, 김씨 측이 소송을 제기하지 못한 것은 소송을 맡아 변호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밝혔다.
▲왜 한미은행 아닌 새한은행이었나.
김씨의 부인 김재영씨가 세이프 박스를 개설한 곳은 한미은행 매그놀리아 지점이었지만 정작 김씨의 인질극이 발생한 곳은 새한은행 풀러튼 지점.
2006년 세이프 박스 개설 당시 지점장이었던 미셸 권씨는 지난해 8월 지점장 자리에 물러나 10월 새한은행풀러튼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씨측 지인에 따르면 김씨 부부는 24만 달러 분실사건의 책임이 은행이 아닌 권 지점장에게 있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었다.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1일 김씨에게 인질로 잡혔던 권 지점장은 한미은행 매그놀리아 지점의 일레인 정 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씨와 함께 이 지점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결국 김씨가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아닌 권 지점장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셈이다.
김씨의 한 지인은 “김씨 부부가 비즈니스 계좌도 없었던 매그놀리아 지점에 세이프 박스를 개설했던 것은 미셸 권 지점장의 권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권 지점장과 김씨 부부가 가까운 사이였음을 시사했다.
▲남편 김씨가 세이프 박스에 접근할 수 있있나.
한미은행 일레인 정 매그놀리아 지점장은 “2006년 8월 세이프 박스는 김명재씨의 부인인 김재영씨 단독 명의로 개설됐다”고 확인하고 남편의 접근은 불가하다고 단언했다. 정 지점장은 “이 세이프 박스는 부인 김씨의 명의로 되어 있어 남편인 김명재씨가 키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세이프 박스에 접근할 수 없다”며 일부의 의혹을 일축하고 “2007년 당시 김재영씨는 돈이 사라졌다고 했을 뿐 분실금액을 밝힌 사람은 부인이 아닌 남편 김명재씨였다”고 말했다.
남편 김명재씨가 세이프 박스를 확인한 것이 아니라 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말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정 지점장의 말이다.
정 지점장은 “고객이 자신의 세이프 박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증 스캔을 통해 신분증을 확인하며 다시 은행 직원이 직접 본인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게 되어 있어 남편이라고 해도 본인이 아닌 사람은 접근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은행이 매스터 키를 가지고 있나.
“있을 수 없고, 가능하지도 않는 일이다” 24만 달러가 사라졌다고 김씨가 주장하고 있는 한미은행 매그놀리아 지점의 일레인 정 지점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정 지점장은 “은행이 매스터 키를 가지고 있다는 오해가 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은행에는 고객들의 세이프 박스를 열 수 있는 매스터 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이프 박스 개설 당시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자신만의 키가 없으면 은행 직원이 단독으로 이 박스를 열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세이프 박스 절도 가능한가.
정 지점장은 “간혹 물건이 분실됐다고 주장하는 고객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모두 고객들이 세이프 박스에 보관하지 않은 물건을 분실한 것으로 착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대부분 고객들의 착각이나 건망증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 측 지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날 김씨의 정수기 업소가 있는 가든그로브 한 상가에서 만난 지인 H씨는 은행 측에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H씨는 “부지런하고 성실했던 김씨가 목숨을 건 인질극까지 벌이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외부인과 내부자가 결탁한다면 현금이 사라지는 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H씨는 “은행측은 매스터키가 없다고 하지만, 박스 개설 때 고객에게 전달되는 2개의 키외에 별도의 키가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세이프 박스의 안전 키는 지점 측이 자의로 지정한 열쇠 업체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키가 추가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김씨 측 지인들의 주장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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