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올림픽 퍼포먼스로 주목 구상한 이미지 따라 화약 뿌려 한지에 궤적·색상 연출해 내 내일 화약폭발 공개 이벤트
▶ 중국 아티스트 차이 궈 창, MOCA 특별전
특이한 설치작품과 화약폭발 예술행위로 유명한 중국 아티스트 차이 궈 창 특별전 ‘하늘 계단’(Cai Guo-Qiang: Sky Ladder)이 4월8일부터 7월30일까지 모카 게픈(MOCA Geffen) 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차이 궈 창(54)은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형화약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던 작가로 이번 전시를 위해 모카의 위촉으로 지난 3월5~9일 미디어와 관계자들을 초청, 3회에 걸쳐 전시장 현장에서 건파우더 드로잉(Gunpowder Drawing) 이벤트를 가졌다.
이때 만들어진 대형작품 ‘자연 속의 혼돈’(Chaos in Nature), ‘무중력의 열망’(Desire for Zero Gravity), ‘어린 시절의 우주선’(Childhood
Spaceship) 등 3개의 화약 드로잉이 전시되는 한편, 오프닝 전날인 7일 오후 7시30분에는 모카 게픈 건물의 외벽에서 ‘미스터리 서클’(Mystery Circle)이란 제목의 대형 화약폭발 이벤트가 열린다. 템플 스트릿을 면한 외벽에서 열리는 이 이벤트는 누구나 구경할 수 있다.
지난달 열린 건파우더 드로잉 이벤트에는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동원돼 차이 궈 창의 작업을 도왔다. 화약을 다루기 때문에 LA 소방국 관계자들이 나와서 상황을 통제했으며, 초청된 미디어 관람객들도 모두 입구에서 안전규정에 사인하고 입장하는 등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종이 위에 화약을 깔아놓고 그 위를 덮은 후 불을 붙여 화약을 터뜨려 그림을 그려내는 차이 궈 창의 예술은 상당히 순간적이며 실험적이다. 터지는 시간은 1~2초의 순간에 불과한데 준비하는 과정에 엄청나게 긴 시간이 소요됐다. 작가는 원하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 대형 캔버스 위를 걸어 다니며 화약을 뿌리거나 모양을 만드느라 분주했고, 형태를 다잡은 후에는 폭발 무늬가 캔버스에 잘 그려지도록 널빤지를 덮고 수많은 벽돌들로 꼼꼼히 눌러놓은 다음 점화했다.
화약의 폭발은 그야말로 한순간의 ‘번쩍’이었고, 자욱한 연기가 한동안 시야를 가렸으며 이어 벽돌과 널빤지들을 걷어낸 다음 다시 작가가 캔버스 위를 돌아다니며 불발된 화약가루들을 직접 연소시키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는 스스로 제조한 화약을 조합해 여러 특수효과들을 개발함으로써 불꽃과 화약폭발이 한지에 남긴 궤적, 연기, 다양한 색상의 불꽃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우주와 인생, 시간과 공간에 대해 무한한 호기심을 가진 차이 궈 창은 화약폭발이라는 우연성과 역동성을 결합시킨 퍼포먼스로 언제나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을 ‘보이는 세계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대화하는 시간과 공간의 터널’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중국은 물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에서 대규모 작품전을 열고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미 서부지역에서 그의 작품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궈 창은 어린 시절에 문화혁명을 겪고 상하이 드라마 학교를 졸업한 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폭죽놀이를 사용해 중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통제된 예술전통에 저항하는 퍼포먼스를 시도한다. 1986~95년 일본에서 체류하면서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전개했고, 1995년 활동의 거점을 뉴욕으로 옮긴 후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Geffen MOCA 152 N. Central Ave. LA, CA 90012, (213)621-2766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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