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푸에르토리코의 미겔 코토를 꺾고 커리어 전승행진을 43매치로 연장시킨‘ 무패의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5)가 은퇴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메이웨더(43승무패)는 5일 라스베가스 MGM그랜드 아레나에서 코토(37승 3패)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118-110, 117-111, 117-111)으로 제압하고 WBA 수퍼웰터급 타이틀을 추가했다. 경기 후 그는“ 내가 싸울 만한 상대가 사실상 없다”면서 80대20 비율로 은퇴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경기가 내 마지막 파이트였다면 나는 화끈한 쇼를 보였다”면서“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와의 메가 파이트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플로이드와 싸울만한 선수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선수는 파퀴아오다. 하지만 파이트 조건에 합의하기가 너무도 힘들어 그 파이트가 성사될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별로없다. 한때 올림픽 스타일 도핑 테스트 등 온갖 조건을 내걸며 파퀴아오와의 대결에 제동을 걸어온 메이웨더는 이젠 파이트 머니 분배 조건을 놓고 파퀴아오 측이 원하는‘ 50-50’ 조건에는 응할 수 없다고 나서고 있다. 그는 자신이 훨씬 더 많은 ‘페이-퍼-뷰(pay-per-view)’ 구매를 창출해내는 데 수익금의 50-50 배분은 도저히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메이웨더는 이번 코토 파이트에서 복싱 역사상 개런티 최고기록인 3,200만달러를 챙긴 반면 코토는 커리어 최고기록이지만 메이웨더에 비하면 4분의 1에 불과한 800만달러를 받는데 그쳤다. 물론 이 액수는 개런티 액
수로 실제 대전료는 이보다 훨씬 더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메이웨더의 모든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나섰던 파퀴아오측도 수익금의 불공평 배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어느 한 쪽이 엄청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수퍼 파이트’의 성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경우 메이웨더의 다음 매치 상대는 그의 말처럼 찾기가 어렵게 된다. 유일한 후보는 5일 언더카드로 벌어진 경기에서 셰인 모슬리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은 WBC 웰터급 챔피언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멕시코, 40승1무)이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알바레스
(21)의 프로모터 리처드 셰이퍼는 알바레스가 오는 9월15일 MGM 그랜드에서 다음 경기를 한다고 밝혀 다음달 1일부터 가정폭력혐의로 네바다교도소에서 형기 3개월의 징역형을 시작해야 하는 메이웨더가 형기를 마치고 나와 그와 맞서기엔 훈련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알바레스는 제임스 커크랜드와 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메이웨더는“ 나는 원하지 않으면 싸울 필요가 없다”면서 “마지막에 최고를 준비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내 마지막 파이트였다면 정말 최고의 파이트였다”고 이번 상대인 코토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메이웨더는 이날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쉴새없
이 전진해온 코토와 그답지 않게 치열한 육박전을 펼쳐야 했고 그로서는 상당히 힘든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그는 “코토는 정말 열심히 싸웠다”도 칭찬하면서도 “하지만 내가 그 정도로 무너질 사람이 아니다”고 덧붙여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는 아무런 흔들림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