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폴(왼쪽)과 블레이크 그리핀(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있는 한 클리퍼스의 미래는 밝다.

폴^그리핀
장기계약으로
묶는게 숙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4연패로 탈락했지만 LA 클리퍼스에게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구단 사상 최고의 시즌이었다. 해피엔딩을 쓰진 못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클리퍼스는 21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NBA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 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99-102로 석패, 4경기 만에 싱겁게 탈락하고 말았다. 스타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 마침내 허벅지와 히프 부상을 떨친듯 시리즈 최고 성적(23점 11어시스트)을 냈고, 또‘ 미완의 대기’ 에릭 블렛소가 화끈한‘ 예고편’을 보여주며 17점을 보태 경기 막판까지 스퍼스를 위협했지만 막판 폴의 한 방이 터지질 않아 쓴잔을 들이켰다.

폴은 이에 대해 “두 번의 찬스를 놓쳤다. 그런 상황에서 여러 번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동료들의 기대를 저버린 아쉬움이 크다. 당분간 잊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비니 델 네그로 클리퍼스 감독은경기 후 인터뷰에서 “ 오늘이 끝이아니고 시작이다. LA에서 특별한 것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델 네그로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클리퍼스를 이끈다는 보장이없다. 클리퍼스는 오는 7월1일까지 델네그로 감독의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거나 포기하는 결정부터 내려야 한다.

폴은 20, 21일 연속 델 네그로 감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델 네그로 감독은 이번 시즌 도중에도 해고될 위기에 몰렸었다. 그리고 휴스턴 로케츠 가드 출신인 TNT-TV 해설가 케니 스미스 등 델 네그로 감독의 전술이 너무 간단하고 단조롭다고 꼬집는 전문가들이 많다.

클리퍼스에게는 폴과 블레이크 그리핀을 장기계약으로 묶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둘 다 2012~13년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핀은“ 아직 계약연장에 대한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만 말한 반면 폴은 클리퍼스와 재계약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클리퍼스는 보강해야 할 부분도 많다. 정규시즌에는 40승26패로 2005~06년 시즌 이후 최고 승률을 기록했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11개 경기에 걸쳐 리바운드 싸움에서 게임당 5.2개 차로 밀린 문제와 자유투 성공률이 66.7%밖에 안 된 숙제들을 풀어야 한
다. 클리퍼스가 잘 나갈 때면 상대들은 셋이서 51.5% 성공률을 합작한 그리핀,
디안드레 조단, 레지 에븐스 등을 고의로 파울, 그들이 형편없는 자유투 솜씨
로 스스로 상승세에 브레이크를 걸게 만드는 전술을 자주 썼다.

그리핀은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보강해야 할 부문이 많다. 점프슛은 물론수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가 훨씬 큰 만큼 우리 팀 선수들 모두에게 이번 여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델 네그로 클리퍼스 감독은“ 사람들이 그리핀과 조단에겐 이번이 첫 플레이오프 경험이었다는 점을 잊는 것 같다. 그들은 이제 커리어가 시작되고 있는 어린 선수들로 앞으로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상대 수비수들을 바깥으로 쫓아 나오게 만들 슈터가 필요하다. 그래야 폴이 드리블로 파고들 틈이 생기고 그리핀에 더블팀 수비가 붙기 어렵다”고설명했다.

한편 랜디 포이, 닉 영, 케년 마틴, 찬시 빌럽스, 레지 에븐스, 바비 시먼스
등이 프리에이전트로 풀려 클리퍼스를 떠날 수도 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