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델교회 한국학교 성인반 뜨거운 학구열
▶ 한인 2세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 함께 공부 한국문화도 함께 배워
베델한국학교 성인반(지도교사 양은희·앞줄 왼쪽) 학생들이 자신이 쓴 이름을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나아는… 하악… 요에… 고옹부… 음…… 하러 간다”
어바인 베델한인교회 한국학교(교장 김정윤) 성인반 학생들이 여름방학도 반납하고 한국어 배우기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란과 인도에서 온 고등학생, 영국에서 온 50대 아저씨,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한인 2세 대학 신입생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 베델한인교회 한국학교에 모여 한국말을 배운다.
한국어를 지도하는 양은희 교사는 “성인반에 모인 학생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나이 차이도 많고 인종도 다 다르지만 한국말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인도 출신 미국인 데반 파텔은 고등학생으로 올 초 아버지와 함께 베델한국학교를 찾아 종교적인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한국학교에 등록했다.
데반 파텔은 “우연히 한국 가수들이 나와 노래하는 것을 듣고 한국 문화에 빠졌다. 그 후 웹사이트 ‘톡투미 인 코리안 닷컴’(talktomeinkorean.com)을 통해 기본적인 한국말을 배우고 채팅에서 만나 한국 친구와 영어를 가르쳐 주고 한국말을 배웠다”며 보다 체계적으로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 학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란 출신 니카 모피드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좋아해 검정 띠를 따고 사범으로 도장에서 일하고 있다. 태권도를 배우러 온 한인 아이들과 한인 학부모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정말 재미있다”며 소감을 말했다.
영국인 중년신사는 한국의 고풍스러운 문화의 매력에 흠뻑 젖어 언어를 통해 더 많은 한국 문화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국어를 공부하시 시작했다.
한인 2세인 박카일군은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말하는 것이 많이 힘들다”며 “한인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당연할 것 같아 학교가 방학할 때마다 한국어를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델한국학교 성인반은 회화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매주 상황을 설정하고 설정된 상황에 따라 표현법 등을 짚어간다. 매번 나오는 단어는 하루에 100개씩 정리해 암기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성인반 양은희 교사는 “한국어를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배우는 것인 만큼 재미있게 반을 만들어가려고 한다”며 “학과의 주제에 따라 마트도 방문하고 한국 식당도 함께 가서 부끄러움 없이 한국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사는 또 “이들이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때 불편함 없이 한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베델한국학교 성인반은 처음 학교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함께 진행돼 왔다. 처음엔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인 2세 성인들이었지만 지난 2009년부터 학생들이 모이지 않아 폐쇄의 위기까지 맞았다. 하지만 윤영걸 전 교장이 한 사람이라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존속시켜야 한다는 고집에 명맥을 이어오다 지난해 말부터 모이기 시작해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신정호 기자> jh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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