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뒤) 옆에 스티브 내시를 세워주는 방법을 찾아냈다.

LA 레이커스가 화끈한 독립기념일 축포를 쏴 올렸다. 4일 밤 돌연 피닉스 선스와 트레이드에 합의, 2차례 MVP 경력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시(38)를 영 입했다.

매직 잔슨과 같은 포인트가드를 찾 는데 거의 20년이 걸렸지만 결국에는 해낸 것이다. 레이커스는 NBA 최고 플 레이메이커를 영입하면서 지난 시즌 게 임당 100점을 넘기가 어려웠던 오펜스 의 문제를 해결한 것은 물론 다음 시즌 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는 평 가다.

레이커스는 지난 1월 13개 경기 연 속 100점 미만으로 묶이고 플레이오프 에서도 12개 경기 중 3번밖에 100점을 넘지 못해 ‘쇼타임’이 ‘슬로타임’이 됐 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레이커스는 샐러리캡 규정상 선스가 먼저 내시와 3년간 2,700만달러 계약 을 체결한 뒤 넘겨주는 조건으로 내년 신인 드래프트 1, 2라운드와, 2014년 2 라운드, 그리고 2015년 1라운드 지명권 에 현금 250만달러를 내준 것으로 알 려졌다.

8개월 전 라마 오돔을 달라스 매브 릭스로 트레이드하지 않았다면 리그 샐러리캡 규정상 성사가 불가능한 딜 이었다.

레이커스는 선견지명이 있었던 듯 그때 매브릭스로부터 선수를 받지 않고 샐러리캡 여유를 만들어 놓았던 덕분에 내시를 잡을 수가 있었다.

반면 매브릭스는 오돔을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골머리만 앓다가 지난 주 헐값에 LA 클리퍼스로 팔아넘긴 것 도 억울한데 그 트레이드로 인해 내시 마저 레이커스에 빼앗긴 결과가 나와 더욱 속 아프게 됐다. 매브릭스도 내시 를 원하던 팀 중에 하나다.

내시의 영입은 레이커스가 올랜도 매직의‘ 수퍼맨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 를 잡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 다. 하워드가 공이 한 번 코비 브라이 언트의 손에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않 는다는 점이 불안해 그 동안 레이커스 행을 꺼렸다면 내시로 인해 그 문제가 해결된 셈이기 때문이다.

레이커스는 매직에 앤드루 바이넘- 메타 월드 피이스(론 아테스트) 패키지 를 내민 상태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내시는 통산 어시스트 9,616개 로 역대 랭킹 5위에 올라있다. 바로 그 위에 4위가 매직 잔슨(10,141)이다. 내 시는 자유투 성공률도 90.4%로 역대 2 위에 올라있고, 3점슛 성공률도 42.8% 로 특급이다. 또 2005년과 2006년에 연속으로 MVP를 차지했고, 2007년에 는 투표 2위로 아깝게 MVP 3연패를 놓쳤다.

40세에 가까운 나이가 불안감을 주 지만 내시는 지난 시즌에도 게임당 12.5점에 10.7어시스트로 선전했다. 그 보다 어시스트가 더 많았던 선수는 보 스턴 셀틱스의 레이잔 론도밖에 없는 데 론도는 케빈 가넷, 레이 앨런, 폴 피 어스와 같은 스타들과 함께 뛴 반면 선 스는 서부 컨퍼런스 10위 팀으로 내시 의 명품 패스를 제대로 소화해낼 선수 도 많지 않았다.

내시는 토론토 랩터스의 3년간 3,600만달러 오퍼를 받아들일 수도 있 었고, 레이커스행 트레이드가 발표되기 직전에는 뉴욕 닉스행이 거론됐다. 그 러나 선스 프론트오피스를 찾아가 돈보 다 가족과 가까운 곳에서 뛰는 게 중 요하다며 레이커스의 오퍼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선스는 내시 가 랩터스 또는 닉스의 오퍼를 받아들 이면 그 아무 것도 건질 수 없는 상황 이어서 별다른 초이스도 없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