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차별적 외교노선 부각차원 검토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경제 대통령’만이 아니라 준비된 ‘외교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해외순방을 검토중인 것으로 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날 롬니 캠프측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달말 롬니의 해외순방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기도 한 롬니는 그동안 선거운동의 초점을 경제에 맞춰왔다. 오바마의 경제 노선을 "실정"이라고 비판하며 자신만이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대선의 핵심쟁점이 경제라는 점에서 이 같은 선거전략은 방향을 잘 잡은 것이라는 평가이지만, 외교정책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공화당 내부 비판도 없지 않은 터였다.
당내 일부 선거전략가들은 "롬니는 오바마의 국정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만 치중해서는 안되며, 정책적 차별성과 새로운 대안을 여러 분야에서 제시해야 유권자들에게 차기 대통령으로서 신뢰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를 경영해야 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외교안보적 자질을 부각시키기 위해 롬니의 해외순방이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2008년 여름 후보 시절 해외순방을 단행한 바 있다.
롬니 캠프는 롬니의 해외순방 후보지로 영국, 이스라엘, 폴란드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방문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련의 방문을 통해 롬니가 가진 외교안보 철학을 제시하면서, 오바마의 외교 노선과 분명한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올해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 런던을 방문하는 것은 다목적 포석이다.
전통적인 맹방인 유럽국 영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를 재차 확인하는 것은 물론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롬니의 행정 경험도 자연스럽게 되새길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영국이 우선 방문지로 검토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한 차례도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롬니가 이스라엘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그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롬니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스라엘을 가장 먼저 방문하겠다며 오바마와의 차별성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오바마는 취임 이후 이스라엘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세차례나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이 있는 롬니는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내 유대계 유권자들의 표심도 얻고, 그들의 막대한 자금지원까지 동시에 노리고 있다.
폴란드 방문 또한 오바마의 동유럽ㆍ러시아 외교 노선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외교 목표로 내세우는 과정에서 폴란드와 소원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지난 2009년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의 반대를 받아들여 폴란드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계획을 철회해 폴란드 정부에 배신감을 안겼다. 게다가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 나치 수용소’를 ‘폴란드 수용소’로 잘못 말해 폴란드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실수까지 빚기도 했다.
롬니는 러시아를 "미국 제1의 지정학적 적(foe)"라고 부르는 등 오바마의 러시아 화해 노선과 차별성을 분명히 내세우고 있다. 이 점에서 폴란드 방문은 동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재설정의 신호탄으로 검토되는 셈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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