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남가주 한인미술가협회 박영국 신임 회장
박영국 남가주 한인미술가협회 회장이 미협이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48년역사 미협 발전 위해
후배세대에 디딤돌 놔줄것"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데 바람이 거꾸로 불어온다. 보통 젊은 세대가 몰고 오게 마련인 변혁의 바람을 선배 중의 대선배, 아니 원로가 몰아붙이고 있다는 점에서 예삿일이 아니라고 해야겠다.
“이 나이에 회장을 해야 될까 말까, 무척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누군가 나서야 하고 그것이 지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린 이제 퇴장해야 하는데 2세들에게 미협을 계승할 베이스를 만들어 놓아야 하지 않겠어요. 48년 역사의 미협이 근거 없는 단체로 남아선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박영국(66) 신임 미협회장은 남가주 한인화단 1세대의 한 사람이다. 강태호, 김소문, 현혜명씨와 더불어 지금은 한국서 활동하는 김봉태, 이익태, 박동인 등과 함께 70~80년대, 척박하지만 꿈이 있었고 무공해 열정과 예술이 타오르던 이민 초창기를 풍미한 원로의 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 좋던 시절에도 미협 일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뒷전에만 물러나 있던 그가 이제 와서 처음으로, 불쑥 튀어나와 후배들을 닦달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정체돼 있어요. 한 때 150명이 넘었던 회원이 지금은 그 절반도 안 되고, 다양하던 활동도 모두 사라져 일년에 협회전 한번 하는 게 전부입니다. 미협은 한인회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졌으니 싫든 좋든 커뮤니티의 재산이고, 커뮤니티를 위해 존재하는 단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철학을 정확하게 세우고 자리를 정확하게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의 표현으로는 ‘정신개벽’이 필요하단다. 철학과 교육을 통한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박 회장은 그 철학은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 작가정신’이라고 정의한다. “예술가가 자기 골방에서만 작업하기보다 방에서 튀어나와 커뮤니티와 함께 숨 쉬며 사회에 눈길을 주는 작가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정신개벽에 앞서 구조와 조직을 바꾸는 일부터 시작했다. 남가주를 5개 지역구로 나누고 4개의 전문분과를 조직, 효율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한 기본 인프라를 설치한 것. 5개 지역구는 월넛과 필랜까지 포함하는 동부(지역구장 변정국), 오렌지카운티의 남부(김종성), 밸리의 북부(최윤정), LA와 샌타모니카의 LA북부(이정미), 롱비치와 사우스베이를 아우르는 LA남부(김옥가) 등이다. 또 회원들의 기술과 정신을 업그레이드 시킬 전문분과위를 신설했는데 행사부(손영숙), 학술부(조현숙), 공모전(양민숙), 사진부(장사한) 등이 그것이다.
올해 초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이런 일들을 하느라 이제야 ‘신고’한다는 박 회장은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것”이라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 내의 오랜 흐름을 꿰뚫고 있다는 그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오랜 갈등과 문제를 치유할 시간도 필요하다”면서 그 이후엔 ‘미협의 개벽’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활기찬 미협의 모습이 기대된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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